●‥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납세자인 기업들은 물론 국세청 내에서도 막강한 힘을 갖춘 부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바로 심층세무조사(=특별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이기 때문이죠.
심층세무조사는 납세자의 장부일체를 압수해 지방국세청에 쌓아놓은 뒤,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고밀도로 이뤄지는 조사로 납세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조사입니다.
이 때문에 조사4국은 이른바 '국세청 중수부'라고 할 정도로 대검찰청 중수부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도 받습니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혐의로 구속수감중)에 대한 재판에서도 서울국세청 조사4국의 이런 위용(?)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 2004년 말 서울청 조사4국으로부터 심층세무조사를 받은 안경수입업체 대표 이모 씨가 당시 6억7000여만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것에 대해 추징금이 적은 것인지 많은 것인지도 쟁점이 됐는데요.
검찰 측은 이씨가 세무조사 과정에서 안 국장에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에 조사4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까지 받은 데 비해서는 예상보다 적은 추징금을 추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반대로 안 국장의 변호인 측은 이 업체의 세무조사와 안 국장은 무관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추징금이 일상적인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변호인들은 "(국세청에 확인해 보니) 당시에 안경업체 전반에 대해 세무조사를 했었고, 조사 4국뿐만 아니라 조사1국, 2국도 나서는 등 전방위적으로 조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4국도 일상적인 조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은 재판장인 판사의 한마디 질문으로 싹 정리가 돼 버렸습니다.
재판장은 "조사4국은 조사하면 엄청나게 하는 데 아니냐"며 증인으로 나선 이씨를 재차 추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처음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의 심문에서는 "특별세무조사를 처음 받아봐서 세금이 많은 것인지 적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판사의 질문에 "조사4국이라면 엄청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적게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고 말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