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층 파크윈 매입 끝내 무산, 법적공방 지속될 듯
우리투자증권의 여의도 '랜드마크' 빌딩 매입이 사실상 무산됐다.
우리투자증권 컨소시엄은 여의도 통일주차장 부지에 건설되는 72층짜리 파크원 오피스타워를 매입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완공시 여의도 최고층으로 꼽히며 매각 가격은 1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은 금융그룹 통합사옥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매입에 나섰지만, 계약 관계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됐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사업 시행사인 스카이랜은 지난주 채권단에 브릿지론(필요 자금의 공백을 메우고자 일시적으로 받는 단기대출) 약 2천억원을 모두 상환했다.
주관사인 현대증권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새로 브릿지론을 조달해 채무를 갚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채무상환으로 우리투자-JR컨소시엄은 빌딩 매입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채권단인 하나은행 측은 "브릿지론이 모두 상환됐기에 현재로서는 이번 사안과 무관하다"며 "견해를 밝힐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작년 11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시행사가 브릿지론 상환에 어려움을 겪자 채권단을 대표해 하나대투증권이 만기연장 조건으로 직접 인수자를 찾은 것이다.
그러나 시행사가 불만을 표시하고 맥쿼리증권 측과 별도의 협상에 들어가면서 갈등이 불거졌고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시행사가 브릿지론을 가까스로 상환한 것이다. 채권·채무 관계가 소멸된 만큼 우리투자증권이 채권단과 맺은 우선협상자 계약도 근거를 잃게 된 셈이다.
책임 소재를 놓고 우리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 시행사 간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우선협상자 지위의 연결고리가 끊겼지만, 법리적으로는 권리를 주장할 부분이 남아있다"며 "채권단과 시행사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부당하게 피해를 보고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만큼 이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법적 책임을 묻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일부 그룹 계열사를 입주시켜 우리금융 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실매각자인 시행사와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된 것을 놓고 책임소재를 따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당시 우선협상자 선정 때에도 대주단(채권단)으로서의 한계를 알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