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래 학자가 미래 사회를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정의하였을 때만 하여도 이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실감하지 못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의 유전인자에는 농경시대 생활주기의 순환적인 반복이 체질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복잡계 현상을 논하면서 우리의 기질도 이를 수긍하는 듯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복잡계의 다양성은 수시로 변하는 트랜드를 주제어(keyword)로 표시하면서 빠른 변화의 조류 속으로 세상을 몰아가고 있다.
조세분야를 복잡계의 현상을 유연하게 반영하고있는 분야의 하나라고 본다면 소득의 개념을 소득원천설에서 순자산증가설로 중심을 잡아간 것은 농경사회로 부터의 이반이라는 사회현상을 일찌감치 반영하여 복잡계의 흐름에 맡기고 있는 것 같다.
흔히 변화의 중심은 태풍의 눈과 같아서 그 변화의 흐름은 세대가 지난 뒤에야 평가가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타임캡슐은 즉물적으로 변화를 설명해 주는 데 없어서는 아니될 필요한 기제(mechanism)다.
이 시점에서 타임캡슐을 조립한다면 첫 번째 담아야 할 인류의 지혜는 스마트폰일 것이다.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은 장차 무한 진화를 통하여 복잡계의 진면모를 보여줄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변화를 기계적으로 파악하지만 말고 인문학적인 의의를 주목한다면 멀티 테스킹(multi - tasking)을 통해 인류를 새로운 소통의 차원으로 가져 갈 것이라는 데 있다.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장담한대로 앞으로 2년 이내에 각자 자국어로 말하면 상대방의 언어로 자동 통 번역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러나 전자 기술이 처음 등장할 때부터 전자기술의 무한 진화는 사람 간의 장소적 그리고 시간적인 소통의 간격을 줄이게 될 것이라는 소통의 기술에 주목하였던 점은 주의를 환기할 만하다. 전문분야의 영역일수록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의 확실한 보장은 더욱 중요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채로 흘러왔다.
이와 관련해 '그늘의 일화'로 남아있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기로 한다. 전 세계적으로 민관 기구를 더하여 가장 오래된 조세분야의 기구는 국제조세협회(International Fiscal Association)이다.
이 학회에서 있었던 그동안의 일화를 소개하여 보면 전 세계의 조세인들 심지어 유럽인들 간에서도 주변인에서 중심으로 진입하려고 소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어느 유명한 학자가 자신의 기억 속의 타임캡슐의 일부를 꺼집어 내어 소회를 술회한 바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이 학회는 1930년대 후반에 설립된 민간학회인데, 이 무렵에는 당연히 회원의 구성이 유럽에 한정된 기구다. 초창기에는 소통을 위한 회의의 공식 사용언어가 프랑스어였고 영어는 보조어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당시 프랑스가 유럽 내의 중심국가이고 또한 프랑스어는 모든 언어 가운데 가장 의미전달이 분명하다고 하여 유엔의 공식언어로도 오래동안 첫손에 꼽혀 온점을 생각하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이후 1954년에 이르러 독일어가, 1973년에 스페인어가 학회의 공식 언어로 순차로 추가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이 본격적으로 이 학회에 참석하면서부터 영어가 제1공식언어가 되었고 이제는 영어만으로 공식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의 해프닝은 회의의 발제시마다 동시통역되는 과정에서 정확한 의미전달이 되지 못하는 사례가 다반사이어서 상호 소통이 어려웠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가 이 학회의 연차 총회에 참가 하던 초기에도 이러한 현상을 자주 발견하고 하였다. 동시통역사가 의미를 전달하지 못하고 침묵하던 때가 다반사였으니 앞으로 스마트폰이 이 기능을 해 준다면 동서양 간 그리고 문화의 주변과 중심 간의 소통문제로 인한 불편함이 없어 질것이고 문화와 지식의 격차도 빠른 시간 내에 제거될 것이다.
이러한 스마트폰에 의한 소통기능의 진화는 조세 행정과 이론 분야에서도 새로운 이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조세이론의 측면에서 보면 외국의 이론을 수입하는 데에서 벗어나 새로운 창조적인 사고를 하느냐의 여부로 명실공히 경쟁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또한 앞으로 각국의 세무전문인 간에 전개되고 있는 업무수행의 양상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 오리라 본다.
소통에 장애가 없어지면 상호간 정보와 전문성에서의 격차가 급속히 줄어들게 되므로 상호 간에 대등한 입장에서 업무제휴가 가능해 진다. 국세행정에서는 제한적이지만 영어를 매개로 소통하면서 상호 행정실무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긴 하지만 실시간 소통과 그를 통한 세정의 노하우 격차해소에는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적극적이며 세계화한 미래지향적인 젊은 세대를 통칭하는 G세대(G generation)는 기존의 국제적 기준을 넘어서는 미지의 기록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존에 문화교류에 언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덜한 음악, 미술, 체육 분야와 자연과학분야에서는 이미 이러한 기록 만들기를 보여주고 있다.
세무분야에서도 언제 쯤이면 창의적인 세무패러다임을 통한 세제와 세정을 선보이게 될까. 그리고 언제쯤이면 다른 나라가 따라 오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차버리는 오만을 보여 줄 수 있을까. 아이폰의 무한 진화가 가져올 세무환경의 미지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해 본다. 끝으로 세무환경에서의 G세대의 주제어는 세무분야에서의 납세자 공감과 납세자 행복지수를 높이는 작업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