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올해 1월부터 해외부동산 편법 취득 혐의자 등에 대한 중점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지능화 된 역외탈세 행위가 국부유출은 물론, 성실납세 풍토에 악영향을 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세무조사의 배경에는 역외탈세 혐의자에게 '탈루 세금은 반드시 추징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
이번에 적발된 42명 중 일부는 해외 부동산을 편법 취득한 뒤 신고하지 않는 수법으로 소득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일부의 경우 소득 탈루를 위해 개인이나 법인의 자산을 해외에 은닉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들은 국세청의 집중 조사에 덜미를 잡혀 총 323억원의 탈루 세금을 추징 당하게 됐다.
다음은 국세청이 역외탈세 행위자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밝혀낸 주요 적출사례.
□ 사례1=유학 자녀의 부동산 취득을 위해 현금증여
의사 오모씨와 유학 중인 그의 자녀는 미국 하와이에 있는 8억원 가량의 호화 콘도를 2분의 1씩 취득한 뒤 현지인에게 임대했으나 임대소득 신고에서 누락시켰다.
이를 확인한 국세청은 유학 중인 오씨 자녀의 주택취득 자금이 유학경비 등의 명목으로 오씨에게서 받은 2억원, 오씨 남편인 김모 교수가 수년 전 미국에 교환교수로 가있던 시절 현지은행에 예치했다가 인출해 증여한 2억원인 것으로 추가 확인했다.
국세청은 이에 누락된 종합소득세 및 증여세 등 3억원을 추징했다.
□ 사례2=해외주식 양도소득 호화콘도 취득에 사용
서울에 사는 박모씨는 해외 증권투자 신고없이 보유 중이던 미국 벤처기업 주식이 나스닥에 상장되면서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양도차익을 본인의 해외계좌에 은닉하는 수법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 누락시켰다.
또한 박씨는 해당 소득을 미국의 주식과 채권 등에 재투자해 얻은 이자·배당·양도소득도 신고 시 빼놓았다.
아울러 은닉자금의 일부를 배우자인 김모씨의 하와이 와이키키 소재 호화콘도 취득 대금으로 썼음에도 증여세 신고·납부 역시 하지 않았다.
이에 국세청은 종합소득세 등 관련 제세금 23억원을 추징했다.
□ 사례3=3대에 걸친 해외부동산 편법 상속·증여
대 자산가 송모씨는 10여년 전 환치기 등을 통해 조성한 자금으로 미국 뉴욕 허드슨강 인근의 고급주택을 구입했다.
이후 송씨가 사망하면서 그의 아들이 해당 고급주택을 단독으로 상속받았으나 '해외 상속재산은 과세당국에 적발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상속세 신고대상에서 고의 누락시켰다.
더불어 아들 송씨는 상속개시 후 자신의 미성년자 자녀에게 뉴욕주택을 증여한 뒤 증여세 역시 신고·납부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밝혀낸 과세 당국은 상속세 및 증여세 등 8억원을 추징했다.
□ 사례4=휴대반출 자금 변칙증여
고액자산가 김모씨는 지인들을 동원, 수년에 걸쳐 국내 자금을 휴대 반출했다. 그리고 나서 해외금융기관에 본인 및 자녀 명의로 수십억원을 예치했다.
하지만 그는 해외예금에서 발생한 이자소득의 소득세, 자녀의 계좌를 통해 증여한 자금의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외국 과세당국과의 정보교환 자료를 활용해서 혐의 내용을 파악한 국세청은 김씨가 본인의 해외계좌에서 일부 자금을 인출, 수입억원대의 해외 미술품을 구입해 자녀에게 증여한 뒤 관련 세금도 신고누락시킨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이에 국세청은 종합소득세 등 관련 제세금 37억원을 추징했다.
□ 사례5=중계무역법인, 거래사실 누락시킨 뒤 수출대금 비자금화
한 주식회사의 대표 임모씨는 중계무역이 물품을 해외에서 국내로 반입하지 않고 판매하는 수출입업인 점을 악용, 일부 수출입 거래를 통째로 신고누락시켰다.
아울러 관련 수출대금은 본인이 설립한 홍콩 위장법인 명의로 수취한 뒤 수입대가를 뺀 잔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
이렇게 형성된 비자금은 국내외 부동산 변칙취득, 자녀에 대한 현금증여, 라스베가스 및 마카오 도박 등에 사용됐다.
이를 적발한 국세청은 법인세 등 38억원을 추징하고, 관련 법인은 범칙처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