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경제적 불안정 속 금투세 시행시 다방면 부작용"
"경제 상황 안정 시점까지 '유예'가 합리적"
이소영 "첫 메아리. 용기 감사"…"의원들 입장 공개 필요"
진성준 "금투세 폐지하면 주가 오를까…기득권자들 궤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ㆍ인천ㆍ강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진성준 정책위의장 [사진=연합뉴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놓고 정치권에서 추가 유예나 폐지 논의가 불붙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 금투세 유예를 공개 지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밤 페이스북에서 "금투세는 현시점에서 유예되거나 재논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금융투자소득에 대한 과세는 당연하고 필요한 조치이며, 자본의 공정한 분배와 조세 형평성을 위해 금투세 도입은 필수적인 제도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금투세의 시행 시기에 대한 신중한 재고가 필요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으로 인해 자본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으며, 서민과 중산층이 체감하는 경제적 부담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금투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에는 다방면의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지금 같은 경제 상황에서는 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경제 회복이 더딘 지금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 조세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금투세의 도입 시점을 재조정하고 경제 상황이 더 안정된 시점까지 유예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 금투세 폐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이소영 의원은 전 의원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 첫 메아리. 화성동탄 지역의 전용기 의원님, 용기내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모든 의원이 이 문제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게 입장을 정리하고 공개하는 게 필요하다"며 의원 개개인의 '입장 공개'를 요청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지난 며칠간 꽤 많은 우리 당 동료 의원들이 내게 전화를 줬다"면서 "어제는 우리 당최고위원 두 분이 전화를 주셨다. 한 분은 염려와 고뇌를, 한 분은 금투세를 시행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 당내 의원들과 지도부 일각의 분위기는 변하고 있는데, 외부로는 고작 2-3명의 입장만 보여지다보니, 많은 국민들께서 '민주당 입장이 시행으로 정해졌다'고 인식하고 그게 주식투자자들의 불안감으로 연결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원래 통과되고 공포까지 된 법률을 재고하고 방향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 진통과 논쟁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반전을 만들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일 당내 일각의 금투세 유예 및 폐지 목소리를 의식한 듯 페이스북에 "금투세를 폐지하면 과연 주가가 뛰어오를까? 부디 기득권자들의 궤변에 속지 말자"는 글을 적었다.
진 정책위의장은 "윤석열 정권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거액 자산가들에게 혜택을 몰아주어 저들의 기득권 카르텔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투세 시행시 큰손 투자자들의 자본 시장 이탈로 주가 폭락에 개미투자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여당의 입장에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지, 세금을 면하려고 값이 오를 주식을 내다 파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들은 우리 주식시장의 밸류업을 위한 것이라고 둘러대지만, 정작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가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4일 금투세 관련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당 정책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회로 찬성 반대 입장을 가진 의원들이 2~3명의 팀으로 구성돼 토론할 예정이다. 외부 전문가도 참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