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美 경제 견조, 침체 가능성 없어…인플레, 지난 2년간 현저히 완화"
"50bp 인하, 시의적절…새로운 금리인하 속도로 해석해선 안돼"
다수 해외IB "분열된 회의…빅컷 일회에 그칠 가능성 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Big Cut, 0.50%p 금리인하)을 매파적(hawkish·강경파)한 빅컷이었다고 해석하며 시장에 서프라이즈(surprise) 요인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조광식 차장, 김대석 과장이 정리한 '9월 FOMC 회의결과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평가 및 금융시장 반응'에 의하면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50bp 인하(5.25~5.50%→4.75~5.00%, Bowman 25bp 인하 주장), IORB(5.40%→4.90%) 및 O/N Reverse RP 금리(5.30%→4.80%) 각각 50bp 인하, 양적긴축(QT) 속도 유지를 결정했다.
정책결정문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고용 증가세는 완화(Job gains have moderated)" 문구는 "고용 증가세는 둔화(slowed)"로, "인플레이션은 작년에 비해 완화되었으나 다소 높은 수준 유지되고 있으며, 최근 조금 더 추가 진전이 있었다"에서 "인플레이션은 위원회의 목표치인 2%를 향해 진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Inflation has made further progress toward the Committee's 2 percent objective but remains somewhat elevated.)"로 수정됐다.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음(The Committee has gained greater confidence that inflation is moving sustainably toward 2 percent)" 문구가 추가됐다.
"고용 및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위험이 더 나은 균형으로의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음(continue to move into better balance)"에서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음(are roughly in balance)"으로, "연준의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in support of its goal)"는 "연준의 목표를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과 위험의 균형을 고려할 때(in light of the progress on inflation and the balance of risks)"로 변경됐다. "정책금리를 5.25%~5.50% 유지" 문구는 "4.75%~5.00%로 인하"로 바뀌었다.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목표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The Committee does not expect it will be appropriate to reduce the target range until it has gained greater confidence that inflation is moving sustainably toward 2 percent.)" 문구는 삭제됐다.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는 "'최대 고용을 지원하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supporting maximum employment and returning inflation to its 2 percent objective.)"로 변경됐다.
경제전망(SEP)에서 경제성장률은 '24년 하향조정, 실업률은 '24~'26년 상향조정, 물가는 PCE, Core PCE 모두 '24~'25년 하향조정, 정책금리는 '24~'26년 하향조정 및 Longer run 상향조정됐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및 물가 상황 평가와 관련해 "미국 경제는 견조하며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라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장기 목표인 2%를 상회하고 있지만 지난 2년 동안 현저히 완화되었으며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주택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노동시장은 대량해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등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나 공급 증가로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완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의 요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정책 스탠스 및 결정 배경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상방위험은 낮아지고 노동시장의 하방위험은 증가함에 따라 양대 목표의 위험은 거의 균형을 이뤘다(roughly balanced)"며 "연준은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제약적이며 이제는 이를 중립적인 수준을 향해 완화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하였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7월 FOMC 회의 전까지 입수된 지표를 고려할 때 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했으며 금번 회의까지 입수된 데이터(7월 고용보고서 포함)를 분석하고 판단한 결과 인하가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오늘 정책결정(50bp 인하)은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증대된 자신감 하에 견고한 노동시장을 유지하기 위한 그리고 시장의 우려와 달리 정책전환이 지연(정책실기) 되지 않기 위한 강력하고 시의적절한 조치이다. 다만 50bp를 새로운 금리인하 속도(new pace)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금리경로와 관련해선 "향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실업률 증가 없이 물가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통화정책을 중립적인 수준으로 재조정해나갈 것이며 매 회의때 마다 경제지표, 인플레이션 및 노동시장의 모든 데이터를 살펴보고 신중하게 금리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이 예상치 못하게 둔화되면 금리를 더 빠르게 인하하여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으며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지만 예상대로 가지 않을 경우에는 반대로 인하의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라고 부연했다.
QT 종료와 관련해 "현재 은행들이 예치한 연준 지준(reserve)은 풍부하며 당분간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QT를 중단할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며 "금리인하와 대차대조표 축소가 상충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정책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당분간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발표 직후 연준 빅컷(50bp 인하) 단행에 초점이 맞춰지며 금리는 하락하고 주가는 상승하며 미달러화는 약세를 보였으나 시장의 관심이 연준위원들의 엇갈린 정책금리 전망, 이날 빅컷이 리스크 관리 차원임을 강조한 파월 의장 기자회견으로 이동하며 금리는 반등하고 주가는 하락 전환했으며 미달러화도 강세 전환됐다.
Fed Funds Futures 반영된 금년말 정책금리 전망치는 4.17%(연내 116bp 인하)에서 4.13%(연내 120bp 인하)로 대체로 유지됐다(Bloomberg).
◆…자료=한국은행 제공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정책금리를 50b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가운데 정책결정문에서 고용둔화 상황 및 고용 관련 책무를 강조, 경제전망에서 인플레이션 및 정책금리 전망을 하향조정, 실업률 전망을 상향조정했으나 금번 정책결정이 만장일치가 아닌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하면서 향후 회의 때마다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고 정책결정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한 점 등에서 매파적(hawkish)한 빅컷으로 해석하며 시장에 서프라이즈(surprise) 요인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준은 비둘기파적(dovish)한 25bp 인하 vs 매파적(hawkish)한 50bp 인하중 후자를 택했다. 연준은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 확대를 감안하여 빅컷을 단행했지만 점도표에서 19명의 위원중 9명이 금년내 75bp 이하의 금리인하를 전망하는 등 매파적(hawkish)한 요소가 가미된 mixed message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파월 의장은 기존의 25bp 인하 견해를 갖고 있는 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묵언기간(blackout period) 전에 점진적인(gradual) 접근법을 선호했던 월러(Waller) 이사와 같은 인사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모건스탠리(MS)는 "금일 FOMC는 매우 분열된 회의(divided committee)였다"며 "우선 오늘 회의가 만장일치가 아니라 25bp 인하의 소수 의견을 주장한 위원이 존재한 가운데 점도표상 연내 100bp 인하 여부에 대해서도 10대 9로 위원들간 박빙을 보였다. 심지어 9명중 2명은 75bp 인하도 아니고 50bp 인하만을 전망하였으며 이는 오늘 빅컷 감안시 연내 추가 인하는 없다고 예상하는 것으로 매우 매차적(hawkish)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골드만 삭스(GS·Goldman Sachs)는 "금일 노동시장 둔화 우려를 반영한 연준 빅컷에도 불구하고 점도표상 위원들의 전망치를 보면 여전히 25bp 인하가 베이스라인임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점도표상 중앙값이었던 연내 100bp 인하 전망은 금일 50bp 인하 감안시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 베이비스텝을 취할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50bp 인하를 새로운 속도(new pace)로 봐선 안된다고 강조한 것에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월은 중립금리 논쟁에 대해서 전임자들에 비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지난 사이클에 비해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는 것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향후 몇 차례의 추가 금리인하 이후 경제 성장세가 견고하고 노동시장도 양호하다면 연준은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도이체방크(DB)는 "파월은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강하다고 피력하며 자칫 빅컷이 줄 수 있는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즉 파월은 시장이 '연준은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우려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는 빅컷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점도표상 연내 100bp 인하전망이 박빙이었다는 사실은 파월의 발언이 시장을 달래기 위한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실제 경제가 아직 견조하다는 믿음에 기초했음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파월 의장은 빅컷 단행시 경제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확대될 수 있다는 예상된 부작용을 달래기 위해 노력했다. 파월은 정책 조정을 통해 노동시장의 강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하며 현재의 경제상황이 시장참가자들에게 공포스럽게 다가오지 않도록 설득했다. 금일 빅컷은 연준의 정책실기(behind the curve)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차원이었음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BNP Paribas는 "고용과 물가의 양대 책무 달성 리스크가 균형에 도달했음을 언급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진전에 대한 더 큰 자신감을, 노동시장 완화에 대한 더 큰 우려를 표명하며 dovish한 모습을 보였ㄷ. 이는 연준 위원들의 경제전망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을 하향하고 실업률 전망을 상향하는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디"고 말했다.
Citi는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양대 책무 모두에 초점을 맞출 것을 확실히 했다. 이는 앞으로 연준이 고용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동사는 연준의 전망보다 고용시장이 더 약화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연내 125bp 인하(최소한 번 이상의 추가 빅컷 필요) 전망을 고수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