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영상' 차단 시도 의혹에 "지시는 했다"

‘김 여사와 개인적으로 연락 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 없다"

민주 한민수 "모욕감 줬던 영상, 세상에 드러나지 못할 뻔…윤 정권 충성 도구로 전락"

'민원사주' 의혹에 "현재 경찰 수사 진행 중…결과 보고 말씀해 달라"

한강 작가 작품 PDF 파일 온라인서 불법 유통에 "심각한 상황…해결하겠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한 서울의소리 유튜브 영상을 방심위 심의 안건으로 올릴 것을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맞다"고 답했다.

2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심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류 위원장에게 "'서울의 소리'는 지난해 11월 27일 (영상을) 최초 공개하겠다고 예고편을 냈다"며 "26일 밤 늦게 통신심의국장에게 긴급 심의 안건으로 올리라고 지시한 게 맞느냐"고 질의했다.

류 위원장은 '김 여사와 개인적으로 연락을 종종하느냐'는 한 의원의 질문에는 "그런 사실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한 의원은 방심위 간부와 실무 팀장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류 위원장이 해당 영상에 대한 접속 차단 심의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7일 새벽 5시 35분 심의 안건 상정 지시를 받았던 A국장이 당시 B팀장에게 "위원장님이 어제(26일) 늦은 밤 11시 넘어서 오늘 권리침해 긴급 안건 상정을 지시한 게 있으니 30분만 일찍 출근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의소리'의 '김건희 명품백 수수' 방송 예고편을 첨부해 "이 내용이 오늘 긴급 안건으로 올라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B팀장은 "사실 관계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공인의 명예훼손 사안을 확인도 하지 않고 (긴급 안건으로)올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해당 방송을 긴급심의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하더라도 '해당없음'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류 위원장이 긴급 심의 안건 상정을 지시한 지 2시간 30분 만인 27일 새벽 1시30분경에는 김 여사 측 대리인이 방심위에 해당 영상에 대한 권리침해 정보민원을 신청했다.

한 의원은 "국민들에게 충격과 모욕감을 줬던 대통령 부인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영상이 류희림 방심위에 의해서 하마터면 세상에 드러나지 못할 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렇게까지 김 여사를 방탄해 민간독립기구가 무엇이 남느냐"며 "윤석열 정권의 충성 도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류 위원장은 방심위 민원에 자신의 가족, 지인 등을 동원했다는 '민원사주' 의혹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니 수사 결과를 보고 말씀해 달라"며 "관련된 고소·고발 당사자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류 위원장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이 PDF 파일로 온라인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진짜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작물 권리 당사자의 신고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해외 사이트 불법 유통과 관련해서도 저작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