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 코리아]
2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정부 기관을 사칭한 '기관사칭형' 수법으로 60대 이상 고령층, 특히 여성을 노리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대표적인 수법은 카드 배송원을 가장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이다. 피해자가 카드 신청을 한 적이 없다고 의문을 제기함녀 범죄조직은 미끼를 던지며 가짜 카드사 고객센터 번호를 알려준다.
피해자가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면, 이들은 피해자에게 개인정보가 유출되었거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이고 원격제어 앱 설치를 유도한다. 이렇게 악성 앱을 설치한 후에는 스마트폰을 장악하며, 금융감독원이나 검찰청을 사칭해 피해자를 속이며 점점 더 깊은 함정으로 빠뜨린다.
이 수법의 정교함은 여러 역할을 나눠 수행하는 범죄조직원들로 인해 더욱 강화된다. 금융감독원 과장은 피해자의 신뢰를 얻는 선한 역할을 맡고, 검찰은 위협적인 악역을 맡아 피해자의 심리를 압박한다. 이러한 치밀한 역할 분담으로 피해자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면서도 심리적으로 완전히 세뇌되어 범죄조직의 지시에 따라 모든 행동을 하게 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발생한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사건은 총 6523건, 피해액은 2887억 원에 이른다. 60대 이상 고령층 피해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으며, 1억 원 이상의 피해를 본 사례는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한 763건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60대 이상 여성 피해자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고령층이 은퇴로 인한 정보 부족과 심리적 압박에 대한 취약성으로 인해 범죄조직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피해자가 스스로 사회에서 고립된 것처럼 느끼게 하여 모든 통신을 범죄조직과 연결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스마트 폰에 악성 앱이 설치될 경우 범죄조직은 피해자의 위치, 카메라, 녹음 기능까지 제어할 수 있어 피해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통제하는 상황이 벌어져 손바닥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범죄조직은 이와 같은 수법을 끊임없이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보이스피싱 범죄도 확인됐다.
경찰은 범죄 수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예·경보 메시지나 예방 영상을 통해 범죄 시나리오를 숙지하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