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美 금리 상승세 진정 안 되는 점도 증시 발목 잡고 있는 실정"
"시장 혼란 만드는 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별개 행보 보이는 점"
◆…지난 14일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밝히면서 월가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사진=로이터 제공］
1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혼조세 마감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대장주간 엇갈린 주가흐름을 보이는 등 개별 이슈에 따른 차별화 장세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랠리' 효과가 줄어들면서 결국 금리 변동이 지수 흐름의 주요인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39포인트(0.13%) 내린 4만3389.6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00포인트(0.39%) 오른 5893.62, 나스닥종합지수는 111.69포인트(0.60%) 상승한 1만8791.81에 장을 마쳤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19일 투자전략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불확실성이 잔존해 있는 가운데, 자율주행 규제 완화 기대감에 따른 테슬라(+5.6%) 강세, 블랙웰 발열사태로 엔비디아(-1.3%) 약세 등 대장주간 엇갈린 주가흐름을 보이는 등 개별 이슈에 따라 차별화 장세가 진행되면서 혼조세 마감했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전일처럼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2기 정책 불확실성이 증시에 제약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미국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증시 발목을 붙잡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더욱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별개의 행보를 보인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두 차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잇따른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9월 FOMC를 기점으로 미국 10년물 금리가 3.6%대에서 저점을 찍은 후 현재 4.5%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한 연구원은 이 같은 금리 상승 요인에 대해 ▲미국의 노랜딩 전망이 우세해졌다는 점 ▲지정학적 긴장 및 9~10월 CPI로 인플레이션 재상승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최근 파월 의장 등 연준 인사들이 추가 인하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이는 12월초 발표 예정인 '11월 고용', 'ISM 제조업 PMI' 등 메이저 경제지표를 통해 12월 인하 가능성을 확인하기 전까지 증시가 금리 상승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 재무부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 7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함에 따라, '이들 통화 약세 되돌림, 달러화 강세 진정'이 나타났다는 점이나, 미 10년물 금리가 4.5% 레벨에서 저항을 받고 있다는 점은 증시에 다행 요인이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빅컷(금리 50bp 인하)'을 결정한 파월 의장이 지난주 공개발언에서는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에 대한 신뢰도 저하 및 이로 인해 주가 방향성도 흔들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색깔이 'Bad is Bad(나쁜 소식은 '나쁜 소식')'에서 "Bad is Good(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레인지 내에서 가격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날 미국 증시는 ▲테슬라 약세 및 엔비디아 약세 등 미국 대장주들의 주가 차별화 ▲미국 금리 부담 ▲전일 급등에 대한 단기 차익실현 물량 등으로 지수 상승세가 제한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주말 '자사주 10조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7.5%나 급등한데 이어, 18일도 6.0% 급등하면서 전체 시장을 이끌며 52.21포인트(2.16%) 오른 2469.07로 상승 마감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한 연구원은 전일 자동차·금융·인터넷·이차전지 등 트럼프 정책 피해주의 동반 강세를 보인 것처럼 트럼프 트레이드의 심화 현상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국내 증시에서는 주가 복원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코스피의 방향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삼성전자가 지난 금요일 7%대 폭등한 데 이어 전일에도 5%대 급등세를 보이면서, 주가 레벨다운 고착화라는 최악의 사태는 모면한 상황"이라면서 "여기서 삼성전자 수급 상 외국인이 지난 금요일 1,280억원 순매수에서 1,600억원 순매도로 다시 전환했다는 점은 주가의 추가 반등에 대한 의구심을 유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삼성전자 포함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진입 메리트는 여전히 높은 구간"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8일 기준 코스피 후행 PBR 0.86배인 반면,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때는 0.87배인 점을 예로 들면서다.
이어 "미국의 금리 불확실성, 주 후반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등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주가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내 증시도 반등 탄력에 제한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비관적인 포지션을 추가 확대해 나가는 전략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