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 <사진 로이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요건을 완화한 새 핵 교리를 발표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현실을 직시하고 두려움에 굴복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19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은 이날 미국 의회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행사에 참석해 "지금 러시아가 핵 무력 과시를 통해 서방을 위협하려는 새로운 시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비하 장관은 "핵무기 사용에 대한 그들의 공개적 수사(修辭·rhetoric)는 협박에 불과하다"며 "러시아는 이전에도 강력한 결정을 내릴 때 이러한 방식을 여러 번 사용했다. 우리는 냉철한 시각을 유지해야 하며 두려움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핵무기를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핵 교리(독트린)에 서명했는데, 이는 서방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로 여겨졌다. 새 교리는 "비(非)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면 공동 공격으로 간주해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우크라이나가 처음으로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사용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했다고 발표한 날에 이뤄졌다. 이에 대해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우리가 지난 2년간 보아왔던 것과 같은 무책임한 수사"라고 비판했다.
싱 부대변인은 "현재까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지만 우리는 이를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 파병을 겨냥해 "러시아가 해외 병력을 전장에 끌어들여 갈등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