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證 '韓, 정치 불안정성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 분석보고서
계엄사태-탄핵정국, 12월 골목상권 매출 및 외국인 국내소비 5% 훼손 가정
"내년도 예산안 국회 통과 긍정적...'25년 上 정부 소비 공백 우려 종료" 평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건 이후 정국 불안과 대규모 시위 등으로 인한 안전 문제 발생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주요국이 한국 여행 주의보·경보를 4일 발표했다. 지난 5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계엄 사태에 이어 탄핵 정국으로 올 12월 골목상권 매출과 외국인의 국내소비가 5% 훼손되었다고 가정하면, 이는 올해 한국 GDP(국내총생산)를 0.04%포인트(p)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 GDP에서 음식·숙박과 여가·문화는 9%, 외국인의 국내소비는 0.8%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일부 국가들이 계엄사태 이후 한국을 '여행 위험국가'로 분류하면서 여행 자제 권고 조치로 인해 연말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정여경 연구원은 11일 '한국, 정치 불안정성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 제목의 보도서에서 "영국, 미국, 일본, 이스라엘, 러시아 등은 필수적인 업무를 제외한 한국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연구원은 다만 지난 10일 국회의 2025년 예산안 통과는 정치 갈등이 경제로 번지는 것을 차단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국회는 673조원 규모의 2025년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는 야당이 정부안(677조원)에서 정부 예비비(-2.4조원), 국고채 이자상환예산(-0.5조원) 등 항목의 4조원을 삭감한 규모다.
정 연구원은 "생계급여, 노인일자리, 소상공인 채무 조정 등 보건·복지·고용 예산의 큰 변화가 없었으므로, 내수 반등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 집행준비에 착수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따라서 2025년 상반기 정부소비 공백이 생길 뻔한 우려는 종료된 것"으로 판단했다.
◆…［자료출처=NH투자증권 보고서］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의 경제주체(가계·기업·정부 등)가 일정기간 동안 생산한 재화 및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합산한 것이다. 여기엔 비거주자가 제공한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에 의하여 창출된 것도 포함된다.
한국은행 국민계정(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명목 GDP는 2401조1894억원, 실질 GDP는 2243조2204억원이다. 이 같은 기준으로 본다면 올해 탄핵 정국으로 인한 골목상권 매출과 외국인의 국내소비가 GDP에 미친 영향은 90조원(실질 GDP 기준) 가량인 셈이다.
정 연구원은 또한 원·달러 환율 상승이 내수 서비스업의 마진율 축소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24년 환율 상승(연평균 1360원, 2023년 1306원)은 도소매, 외식 등 내수 서비스업의 재료비 수입단가 상승, 마진율 축소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수출 기업은 원가상승을 매출증대로 상쇄할 수 있으나, 내수 기업은 원가상승에만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원재료 비용 증가 등 원가상승이 수출 가격경쟁력 제고로 인한 매출증대를 상쇄하면서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하나, 외화순자산으로 인한 영업외손익 개선으로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소폭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고, 외화순자산이 큰 제조업에서 수익성 개선이 상대적으로 컸다.
즉 원·달러 환율 상승이 기업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영업이익 경로와 영업외손익 경로로 구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은 수출기업(25%)보다 내수기업(75%)의 비중이 크며(한은은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50% 이상이면 수출기업으로 분류), 2023년 제조비용 가운데 53%를 재료비로 지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