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中 수출, 회복세…한은 “中 생산구조 변화, 과거만큼 호조 어렵다”

한은,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對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 발표

“美 대中 관세인상, 韓 대中 수출·수출연계생산 3%~5% 감소시켜“

“中·글로벌 수요 기여도, 2010년대 이후 완만히 하락하며 경기에 따라 등락“

“생산구조 기여도, 2000년대 중반부터 하락세”

대중(對中) 수출이 회복되고는 있지만 중국의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하락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과거만큼의 호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6일 '경제전망보고서 핵심이슈: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對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의하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한 생산연계성을 고려하는 수출연계생산에서 중국의 비중(2020년 35%)은 수출 통계에서 보이는 것(25%)보다 높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연계생산은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는데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이 정체되던 2010년대 중반 이후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연계생산에서의 산업별 집중도는 수출에 비해 낮은 편으로 중국과 연관된 생산망이 수출품 산업보다 넓은 범위의 산업에 걸쳐 분포돼 있다.
한은은 대중 수출연계생산의 증감을 최종수요 변화와 생산구조(유발계수) 변화에 대한 기여도로 분해해 봤다.

한은은 "최종수요 변화에는 글로벌 및 IT산업 경기, 중국 내수 부진 등 경기적 요인이, 생산구조 변화에는 중국의 중간재 경쟁력 제고,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동 등 구조적 요인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고 미·중 통상갈등은 수요와 생산측 모두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경기적 요인에서는 대중 수출연계생산 변화에서 최종수요 기여도는 대체로 글로벌 경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2010년대 이후의 증가세 둔화는 중국 성장률의 추세적 하락과 내수 부진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팬데믹 이후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및 정부부채 누증 등으로 중국의 내수 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대중 수출연계생산의 하방 요인이 커지고 지난해 말부터는 IT경기의 반등세에 힘입어 다시 증가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조적 요인에선 출연계생산 변화에 있어 생산구조 변화는 2006년 음(-)의 기여도를 보인 후 그 상대적 중요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별로는 90년대 후반 섬유·의복, 2000년대 화학·철강, 2010년대 석유제품이, 최근에는 IT산업의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구조적 하락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러한 생산구조의 변화는 중국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중간재 자립도 상승, 생산기지의 동남아 국가 등으로의 이전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2010년 이후에도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매년 GDP의 0.9%씩 평균적으로 증가한 것은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감소 효과(-0.7%)가 수요 호조(+1.6%)로 인해 상당 부분 가려져 온 결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미·중 통상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변화는 중국의 대미 수출과 우리나라에 대한 수입의존도 감소 등을 통해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미국의 대중 관세인상은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3%~5%(EU 동참시) 감소시키며 트럼프 후보 측에서 공언한 대로 관세인상이 이뤄진다면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이 6%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최준 과장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중국과 연계된 생산활동을 활발히 구축한 결과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수출이 정체되던 2010년대 중반에도 대중 수출연계생산은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및 글로벌 수요의 기여도는 2010년대 이전까지는 추세적으로 증가세가 확대됐지만 이후 완만히 하락하며 경기에 따라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생산구조 기여도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하락세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난다"고 부연했다.

최 과장은 "최근에는 미·중 갈등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와 생산구조 변화 측면에 모두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대중 수출 및 수출연계생산을 추가로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중 수출이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중국의 성장 흐름도 개선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수요 요인에 따라 수출연계생산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겠다"라며 "다만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하락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과거만큼의 호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