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 우려
이스라엘 이란 석유시설 타격시 "상당한 위험 프리미엄 추가"
美 재고·OPEC+ 여유용량은 상승세 제한…"이란 수출 중단 충당"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보복 공격을 단행하면서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에 관해 "논의 중"이라고 발언하면서 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5%이상 급등했다. <사진 로이터>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보복 공격을 단행하면서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시설 공격에 관해 "논의 중"이라고 발언하면서 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5% 이상 급등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5.03%(3.72달러) 올라 배럴당 77.52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5.15%(3.61달러) 오른 73.71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장중 배럴당 77.89달러, 73.97달러까지 치솟아 한달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스타드에너지의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 수석 경제학자는 "중동에서 심화되는 갈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공급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전투가 심화함에 따라 공급 중단 가능성, 특히 이란에서 비롯된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이 같은 중동 긴장으로 이번 주에만 약 8% 상승했는데 확전으로 인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더불어 이란 석유시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이날 유가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의 석유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지지하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그것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답한 직후 치솟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이란은 하루 약 32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며 전 세계 생산량의 3%를 차지하고 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분석가는 "지금까지 공급에 대한 위험이 경시되어 왔으며 실제 중단 등의 혼란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시장의 기량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파뮤어고든의 애슐리 켈티 분석가는 이란이 확전으로 2019년도와 같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사우디아라비아의 기반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일일 원유 공급량의 20%가 통과하는 주요 물류 병목 지점이다.
스톤X의 알렉스 호데스 분석가는 "올해 4분기에 대한 가격 전망치가 배럴당 75달러였지만, 이 같은 공격이 실현된다면 가격은 배럴당 78~80달러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스웨덴 은행 SEB의 비냐르네 쉬엘드롭은 CNBC에 출연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면 유가에 상당한 위험 프리미엄을 추가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 걸프 아랍 국가와 이란 장관들이 이날 카타르가 주최한 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과의 적대감을 완화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아랍 국가들이 걸프 석유 시설을 위협할 수 있는 추가 충돌에 대한 우려로 이란의 중립적인 입장을 재확인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원유 재고는 예상보다 크게 증가하며 유가 상승을 제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달 27일 자로 끝난 한 주간 재고가 390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로이터 전망치 13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ANZ 분석가들은 "미국의 재고가 늘어나면서 시장의 공급이 충분하고 어떠한 혼란에도 견딜 수 있다는 증거가 추가됐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OPEC의 여유 생산 능력 또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고 있다. 쉬엘드롭 분석가는"OPEC+의 여유 용량은 지난 40년 동안 중동에서 가장 깊고 만연한 위기 중 하나 속에서 가격 폭등을 막고 있다"며 "이란의 수출 중단을 충당할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