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8부(김학석 부장검사)는 수백억원대의 약속어음 등을 위조해 팔아넘긴 혐의(유가증권위조 등)로 박모(28)씨를 구속 기소하고 권모(28)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1월 모 건설회사 명의로 액면가 1억8천975만원짜리 약속어음을 위조해 250만원에 파는 등 2007년 3월부터 최근까지 약속어음 또는 당좌수표 1천300여장을 위조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위조한 어음의 액면가 총액이 486억여원에 달하며, 어음 판매로 벌어들인 부당이득만 월 5천만~7천만원씩 3년간 최대 24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어음을 실제 위조하는 위조책과 구매자들이 원하는 액면가 등 구체적인 위조 사항을 전달하는 중간책, 위조된 어음을 구매자에게 건네주는 배달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점조직 형태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퀵서비스 배달기사를 고용하고서 구매자 거주지 인근의 구멍가게 주인 등을 통해 위조 어음을 간접 전달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으며, 중앙일간지에 버젓이 어음 판매 광고를 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판매금을 전달받을 때도 퀵서비스 배달기사에게 은행계좌를 만들어 대금을 입금하도록 한 뒤 제3자를 통해 현금카드를 건네받아 돈을 빼쓰는 등의 방법으로 신분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장기간 감시망을 피해왔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이들과 함께 범행하고 달아난 총책 격인 최모씨 등 공범 3명을 지명수배하는 한편 이들이 판매한 위조 어음이 시중에 나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유통경로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