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한 임향순 세무사를 새 회장으로 선택한 이번 선거의 민의는 '강한 세무사회', '안정된 회 운영', '업계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힘 있는 지도자'에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일반적인 선거전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이번 선거는 당초 어느후보도 1차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 됐었다. 특히 3파전으로 전개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그런데도 임 신임회장은 1차에서 50.47%를 득표, 2차결선까지 가게 될 것이란 세무사업계의 예상을 깨고 당당히 당선됐다.
임 신임회장의 당선 비결은 우선 그 자신이 국세청 고위직 출신이라는 권위를 과감히 벗어 던지고 소탈하게 회원들 앞에 다가선 점을 꼽을 수 있겠다. 그는 세무사회장 선거를 위해 3~5년씩 표밭을 다져온 경쟁자들에 비해 준비기간이 턱없이 짧았다. 그가 출마를 결심한 시점이 작년 9월경이므로 그에게는 불과 7개월정도 밖에 시간이 없었다. 때문에 그의 출마를 무모한 행동으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어쨌든 그는 기간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권위를 벗어 던지고 회원사무실을 직접 찾아 다니며 1:1대화를 통해 지지기반을 닦았다. 임 신임회장의 이런 소탈하고 겸손한 자세와 경륜 많은 부회장을 비롯한 지지자들의 조직력이 없었더라면 당선이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4대보험 징수업무의 대리권 확보 추진, 세무사들의 최대현안인 기장업무의 확대 등 회원 업역확대를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았다는 점도 득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은 회원들이 대거 투표에 참석하여 임 회장을 밀어 준 점도 1차과반득표에 결정적인 영향를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총회에 모습을 나타내기 꺼려왔던 국세청 고위직 출신 세무사들도 빠짐없이 참석해 임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회원들의 투표율이 저조했던 점은 새 집행부에 커다란 짐으로 남을 것 같다. 집행부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노 장 청에서 고루 지지가 있어야 하는데 과연 젊은 층에서 얼마나 지지를 했는지 의문이다.
이와함께 이번 선거결과는 4년전 구종태 회장이 나오연 신상식 회장 등 정치인 회장시대를 마감하고 전업세무사 회장시대를 연 이후 전업세무사이면서 지방청장 출신인 힘있는 회장이 탄생했다는데도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결과는 몇가지 숙제도 안겨 주었다. 이번 선거(총회)에서의 회원 참여율은 72.2%로 예년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앞서 지적한대로 2위 후보의 추락을 가져온 젊은 회원들의 참여율 저조는 임 신임회장에게는 짐으로 남게되었다.
즉 새 회장의 당선은 노·장·청(보수·개혁)의 고른 지지보다 보수(노·장년)층의 표로 당선되었다는 분석과 함께 젊은 회원들의 참석률 저조는 이들의 회무 무관심으로까지 비춰지면서 새 집행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거리로 떠 오른 것이다.
또한 총회를 회원의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회원들의 의견이지만 많은 후보(3명)가 경선에 출마하여 선거전이 1년여를 끌어오면서 허술한 선거관리규정 등으로 회원간 반목도 싹을 틔웠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새 집행부는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회원간 크고 작은 반목현상을 치유하고 2, 3위 후보에게 표를 던진 49.53%의 민의 역시 아우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세무사회는 50대 중반이라도 아직까지 어린애 대접받는 것이 현실"이라는 젊은 회원들의 목소리가 여기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해소하기 위해 새 회장단이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것이 새 집행부의 구성에 있어 '논공행상'에 의한 나눠먹기식 회무배정일 것이다. 세무사업계가 중흥의 시대를 열기 위해 새 집행부는 당선되기전 가졌던 초심, 즉 '개혁 마인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