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깜짝 발표가 나가자 금융감독원 측은 나름대로 해명하느라 하루종일 진땀을 흘렸다.
다음은 기자와의 전화통화 내용.
기 자: 올해 750명을 선발할 예정인데 어떻게 된것인가?
관계자: 회계사 숫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이런 측면에서 증원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봐달라.
기 자: 재정경제부측과 사전에 합의된 사항인가.
관계자: 재경부측의 윗 사람들과 협의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재경부측의 실무자는 금감위원장의 공인회계사의 증원 발표와 관련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기 자: 금감위원장이 회계사를 1천명으로 증원한다고 밝혔는데.
관계자: (격앙된 목소리로) 왜 금감위원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선발인원은 재경부 소관업무이지 금감위측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기 자: 금감위원장이 재경부의 윗 사람과 사전에 협의했다고 하던데.
관계자: 금감위측에서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에 대통령께 보고하겠다고 통보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공인회계사자격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지만 대통령에게 그대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
기 자: 재공고를 내야하지 않는가.
관계자: 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오는 6월 20일 시험장소, 시간 등과 함께 공고할 방침이다.
종합해보면 이 금감위원장은 재경부 고위관계자와 합의만 한채 자격심사위원회를 거치지도 않은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해 버린 것이다.
현재 공인회계사 관련 업무중 시험 운영은 금감원, 선발인원 결정과 관련법 개정은 재경부에서 각각 담당하고 있다.
회계사 선발인원을 증원하려면 재경부가 이에 대한 안건을 자격심의위원회에 제출하고, 이곳에서 결정되면 재경부가 이를 공고를 하게 된다.
따라서 만약 회계사의 증원 요청이 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이 금감위원장은 대통령에게 허위보고한 셈이 된다.
이와 관련, 재경부 측은“자격심의위원회의 구성은 재경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금융정책국장, 금감위 3급 이상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면서“이 때문에 윗 사람(재경부 고위관계자)과 합의했다면 회계사의 증원 안건이 자격심의위원회를 통과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격심의위원회를 통과한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금감위원장은 회계사의 증원을 건의할 수 있어도 어떠한 권한도 없다는 점에서 볼 때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은 월권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또 의결기구인 자격심의원회를 통과하지도 않은 사안을 발표한 것은 법과 절차를 무시한 처사란 비난도 면하기 힘들게 됐다.
금감위원장이 민주적인 절차와 합의를 중시하는 의결 기관의 수장이란 사실을 잊고 한건주의식 보고에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