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구원 "체납징수 효율성 위해 민간위탁 필요"
행안부 "납세자 인권 침해 우려, 최선 방안 아니다"
지방세 체납징수 업무의 민간위탁 방안 도입을 놓고 정부와 학계는 서로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격력한 찬반 논쟁을 벌였다.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옥에서 열린 '지방세 체납징수 업무 민간위탁 방안 토론회'에서 조세연구원을 비롯한 학계 교수들이 지방세 체납징수 민간위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관계자들은 민간위탁을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명호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008년 기준 지방세 체납액은 3조4096억원에 달하며, 결손처리한 체납액도 8423억원에 이른다"며 "체납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지방세 체납징수 민간위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민간추심업체는 공공부문에 비해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가 정립돼 있어 업무의 생산성이 높고, 채권추심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지방세 체납징수를 민간에 위탁할 경우 보다 효율적인 체납징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 이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학계 인사들 대부분은 지방세 체납업무 민간위탁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다만 도입·시행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종수 고려대 교수는 "현재 국세 및 지방세의 체납현상이 고액·상습화 되고 있어 체납징수 업무의 민간위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민간위탁 업무범위를 1억원 이하 소액체납에 국한하고, 압류·독촉 등을 제외한 처분성 없는 업무에 한해 위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희열 강남대 교수는 "지방재정 악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지방세 체납징수의 민간위탁을 검토할 시점이 됐다"며 "다만 체납징수 민간위탁을 강제적·일률적으로 도입하기 보다는 자치단체가 재정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동흔 행정안전부 지방세운영과장은 조세연구원과 학계의 의견에 대해 "지방재정 건전화를 위해 체납징수 업무를 민간에 위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과연 민간위탁이 최선의 대안인가라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전 과장은 "징수상의 비효율 문제에 대해 행안부와 자치단체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민간추심업체의 실적중심 운영구조상 무리한 추심업무 집행으로 인한 납세자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 과장은 이어 "조세채권 추심업무는 국민의 재산을 침해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민간에 위탁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현행 체납징수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먼저 검토한 후 민간위탁을 신중히 검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