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대정부질문…여야, 외교·안보 현안 두고 '대립각'
국회는 2일 김황식 국무총리 등 관계 장관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을 가졌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질의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정부의 대북정책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논란과 관련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재협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재협상 불가론'을 언급하면서 맞섰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미국이 자동차, 쇠고기, 섬유에 대한 재협상 요구를 계속하고, 이것이 관철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결국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예견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전면 재협상은 이미 (타결)한 것을 폐기하는 것이다. (만일 재협상을 한다면) 첫 협상 때보다 더 어렵게 될 것으로 느껴진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분명히 밝혔다.
유 의원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한미통상관계장관회의에 대해 "재협상이 아니라 추가협상이라고 표현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언급한 뒤 "협정문 개정은 없다는 말을 믿어도 되느냐"고 물어 "그렇다"는 김 총리의 답변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같은당 전여옥 의원은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전략이 미국측에 흘러나간 점을 지적하면서 "국가간 협상전략이 이런 식으로 유출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렇게 허술하게 해서야 되겠느냐"며 정부측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여야는 정반대 견해를 나타냈다.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통일은 벼락같이 올 수 있다"며 정부의 대비를 주문했고, 같은 당 구상찬 의원도 "이전 정권에서 마구 퍼주기를 했는데 그 결과 핵폭탄이 돌아왔다"며 남북관계 경색의 주된 책임이 민주당에 돌렸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역대 정권의 남북 당국간 회담 개최 건수나 합의 건수는 박정희 대통령 111회 13건, 전두환 대통령 22회 1건, 노태우 대통령 164회 26건"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12회 1건이 전부다"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비핵개방 3000' 정책을 두고 김 의원은 "정책적 효과가 제로"라며 "남한이 외면하는 사이 북한의 대중국 의존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 이인제 의원도 "북한은 헌법상 우리의 일부"라며 "북한은 중국의 속국도 영토도 아니다. 북한에 어떤 격변이 오더라도 중국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과 관련, "왜 쌀을 지원하지 않느냐"며 "정치적·군사적 문제는 엄격한 상호주의가 적용돼야 한다"며 북한 주민들을 위한 즉각적인 쌀 지원이 실시돼야 함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인도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그 원칙과 개념에 맞게 지원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면서도 "(북한 적십자사가 요구한) 쌀 50만톤은 인도적인 개념을 벗어난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질의에서 전날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부인 김윤옥 여사가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에 연루됐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모든 불법적 행동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공세를 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