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연금, 의료분야 등 전반적 재정개혁 필요"
현행 수준의 연금·의료지출이 계속 유지될 경우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오는 2020년 1000조원을 돌파해 2050년에는 1경(京)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됐다.
저출산,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의료분야 등에 지출수준이 점차 높아지면서 재정적자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것.
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장기재정전망 추계에 따르면 현행 4대 공적연금, 산재·고용보험, 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 등 7개 분야의 지출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경우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오는 2020년 국내총생산(GDP)의 42.6%, 2030년 61.9%, 2040년 94.3%, 2050년 137.7%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치에는 '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중기 거시경제 계획과 2008년 국민연금장기재정추계에서 설정된 거시 경제전망 지표 등이 전제로 사용됐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2020년 963조5000억원으로 1000조원에 육박하고, 2050년에는 9807조7000억원으로 1경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1인당 의료비가 소득증가율보다 높게 상승하는 등 의료지출이 크게 증가하면 재정 악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의료지출 증가가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국가채무는 2010년 GDP의 33.5%에서 2020년 47.1%, 2030년 73.4%, 2040년 114.5%, 2050년 168.6%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국가채무 규모는 2020년 1065조3000억원, 2050년에는 1경2008조5000억원에 달한다. 1경원이 훌쩍 넘어가는 셈이다.
조세부담률 또한 국가채무비율을 EU기준(60%)에 맞춰 유지할 경우 현재 19%의 수준에서 2050년에는 25.2%로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연금과 의료 등의 분야에서 소관 기관별로 장기재정계산이 실시된 적은 있었지만,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장기재정전망이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망은 그동안 정부가 각 기관 전망치의 전체, 수치 등이 일관성이 부족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인구구조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4대 공적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기초노령연금 7개 분야를 대상으로 4개 공적연금의 기존 전망결과와 유럽연합(EU) 방법 등에 따라 조세연구원이 별도 추계한 건강보험 등의 전망 결과를 종합해 추계결과를 발표했다.
재정부는 "연금·의료 등 현행제도를 유지 시에도 고령화에 따른 급속한 지출증가가 중장기 재정에 상당한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금·의료 등 재정개혁에 본격 착수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체계적 장기재정전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 '장기재정전망 협의회'를 구성, 거시경제지표 등 재정전망의 전제에 대한 통일적인 지침을 제공, 새로운 장기전망 추진체계에 맞춰 각 기관별 전망과 전제, 시기 등을 일치시켜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국가재정법 시행령 개정으로 각 연금관리기관의 전망결과 공개 의무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각 기관의 전망치를 종합해 오는 2013년 하반기에 장기재정전망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