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음식점, 이·미용실 옥외가격표시제 의무화
정부가 한·미, 한·EU FTA 이후 관세인하 혜택을 받은 오렌지, 위스키 등 30개 품목에 대한 가격 동향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 판매가격이 관세 인하 분만큼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품목에 대한 유통구조를 점검할 계획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한·미, 한·EU FTA 발효 이후 對美, 對EU 수출액이 크게 증가하는 등 FTA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으나 장바구니 물가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FTA 체감효과는 아직도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향후 개선대책을 소개했다.
박 장관은 "유모차나 소형가전 등 공산품의 경우 병행수입 활성화를 통해 기존의 독과점 수입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별도의 공급 경로를 마련하고, 과일·가공식품 등 식품류는 공동구매를 확산해서 수입비용을 절감하고, 원료 재고동향 등도 지속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와인·맥주 등 주류의 경우 수입업자의 소매판매를 활성화시켜 불필요한 거래단계를 줄이는 한편, 수입협회 홈페이지를 통한 실시간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업체간 경쟁을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내년부터 가게 바깥 쪽에 위치한 간판 등에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적시하는 '옥외가격표시제도'가 일부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전격 도입될 전망이다.
박 장관은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과 업소간의 건전한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내년 1월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음식점과 이·미용실에 대해 옥외가격표시제를 의무화할 것"이라며 "세탁업, 체육시설업, 학원·교습소 등 여타 업종은 우선 자율 실시 이후 성과를 봐서 의무실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외가격표시제는 우선 이달 말부터 6월까지 서울시 송파구, 부산시 수영구 등에 있는 45평 이상 음식점, 20평 이상 이·미용실에 대해 시범 실시될 예정이며,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전국 음식점, 이·미용실부터 의무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