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판매업을 운영하는 A씨는 1998년 외환위기 때 사업 불황을 겪으면서 일부 채무를 연체하게 됐다.그는 채권기관으로부터 전화독촉에 시달리다 금융감독원의 불법사(私)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정부 도움을 받지 못하고 2차 상담을 받고 있다.
이혼과 실직으로 생활비를 대출받은 B씨도 상환을 독촉받고 있지만, '신용회복 지원협약'에 가입되지 않은 대부업체라는 이유로 채무를 감면받지 못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저(低)금리 전환대출 '바꿔드림론'이나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이자 감면제도에 이처럼 신청을 했다가 거절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오전 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이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직접 방문해 서민금융의 지원 상황 등을 살펴본 결과, 소득이 없거나 금융채무가 연체된 신청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김 위원장은 "승인이 되지 않은 경우에도 사유를 분석 후 미소금융 등에서 2차 상담을 실시하도록 하고, 신용회복 지원협약에 대부업체 가입을 늘려 채무 감면 범위를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8일 정부부처 합동으로 피해신고센터가 설치된 후 상담 건수는 총 1만2794건 접수돼, 이중 107건에 대해서는 바꿔드림론 등이 승인됐거나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신용보증재단에 접수된 72건 중 52건은 바꿔드림론 등이 거절됐고, 부적격 사유는 무직(15건), 연체나 이용 의사 없음(각각 14건), 소득 기준 미달(6건), 파산(3건) 순으로 나타났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차환대출을 이용해 채무자가 고금리의 대부업체 빚을 변제하게 하고, 4%대의 저금리로 분할상환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