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정비업체가 허위정비로 수 백억원의 정비대금을 편취하는가 하면, 이를 감시해야할 군 기술검사관은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봐주는 등 방위사업 비리가 감사원에 적발돼 검찰에 고발 조치됐다.
감사원은 30일 '무기경비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4개 외주 정비업체가 공중전투장비의 핵심전자장비 등을 정비하면서 결함이 없는데도 신품을 구입·교체한 것처럼 꾸며 정비대금을 가로채는 등 허위·부실정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정비 업체인 A사는 폐자재를 수출한 후 이를 다시 수입하는 수·출입 위장과 허위 세금계산서 등으로 정비대금을 편취한 것이 적발됐다.
A사의 대표 B씨는 2011년 방위사업청 등과 공중전투장비 등 2000여개 부품에 대한 457억원 상당의 정비 계약을 체결한 후, 정상작동 중인 부품을 고장으로 정비한 것처럼 꾸며 대금 255억원을 과다 수령했다.
B씨는 이 돈 중 63억원은 자신의 비자금으로 조성해 아파트 구입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고, 비리를 도와준 6명에게 61억원을 나눠준 후 나머지 60억원은 해외로 빼돌렸다.
감사원은 A사와 사기·횡령 등을 저지른 관련자 13명을 고발조치하고, 부당이득금 496억원의 회수와 허위세금계산서의 국세청 통보 등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한편 이를 감독해야 할 입장임에도 업체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공군 기술검사관은 국방부장관에게 징계토록 했다.
감사원은 "앞으로도 방산비리 근절을 위해 무기도입 또는 업체선정 과정의 불법 리베이트 수수, 원가 부풀리기, 정비업체 부당선정 및 불량무기 납품 등 방산비리 근절에 국방감사단의 감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방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성실하게 군 복무 중인 우리 장병들이 부실 정비로 다치거나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각종 무기의 정비·유지보수실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지난 2010년 링스헬기 추락사고 이후 공중전투장비 유지보수의 부실이 문제점이라고 보고 2011년 3월 국방분야 감사를 전담하는 국방감사단 3개과를 신설하고, 경찰청·국세청·관세청 등 유관기관 전문가로 방산비리 TF를 구성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