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 실적 악화 주원인…LH 등은 '선전'
자산대비 부채비율 여전히 높아…절반이상 100% 이상
한국전력공사, 토지주택공사 등을 포함한 27개 주요 공기업들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한전 등 27개 공기업 결산결과에 따르면 이들 27개 공기업의 총매출은 128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3조6000억원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5000억원으로 작년보다 2조9000억원 감소했다.
재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및 공공요금 인상폭 축소 등의 영향으로 한국전력(-3조2930억원), 석유공사(-1528억원), 석탄공사(-982억원) 등 주로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의 순이익이 크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한국전력의 경영실적 악화는 두드려졌다.
전력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기름 값은 작년 한해 35.6%(두바이유 기준) 오르는 등 전력구입비 자체가 크게 올랐으나 전기를 판매해서 얻는 수익률은 9.8% 오르는데 그쳐 적자폭이 커졌다.
반면 부실 공기업의 대명사였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을 포함한 부동산 관련 공기업과 함께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교통·수송 관련 공기업들의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약 2조8000억원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LH(7905억원), 인천국제공항(3391억원), 철도공사(4507억원), 대한주택보증(1859억원) 등의 순이익 오름세가 돋보였다. 이와 관련 재정부는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분양실적 호조와 여객수요, 물동량 증가 등으로 순이익 규모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H의 경우 전년보다 토지는 7.6%, 주택은 16.6% 각각 분양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들 27개 공기업의 총자산은 496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8조6000억원(8.4%) 증가했고, 총부채 또한 328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7조5000억원(12.9%) 늘었다. 이는 주로 전력, 도로 등 에너지·운송분야 시설투자 및 임대주택 건설 등 부동산 국책사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관별로 LH(10조6000억원), 한전(7조원), 가스공사(6조원), 석유공사(5조5000억원), 수자원공사(4조8000억원) 등의 자산·부채 증가규모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주목할 부분은 공기업들의 실질 부채비율이 전체적으로 더 늘었다는 점이다.
이번 결산은 최초로 K-IFRS(국제회계기준)을 토대로 작성됐는데, 이에 따른 자산대비 부채비율은 작년 평균 174.3%에서 올해 195.5%로 20%p 이상 늘었다.
하지만 작년 경영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LH(468%)의 부채비율은 여전히 가장 높았으며, 이외에도 가스공사(347.7%), 지역난방공사(231.9%), 석유공사(231.9%), 방송광고공사(228.6%), 광물자원공사(186.4%) 등의 부채비율이 높았다.
부채규모가 자산을 초과하지 않은 부채비율 100% 미만의 건실한 공기업은 인천국제공항공사(64.7%) 등 13개로 결산대상 공기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한전과 LH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을 제외한 부채비율은 133.5%로 집계됐다.
재정부는 이번에 확정된 공기업 결산서를 내달 10일까지 감사원에 제출하고, 감사원은 오는 7월말까지 회계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감사원의 결산검사가 끝난 공기업 결산보고서는 국무회의 보고 이후 오는 8월20일 19대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