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국민행복 실천 다짐대회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정몽준 전 대표와의 불편한 분위기가 눈길을 끌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새누리당 19대 당선자들과 당직자들에게 기립 박수를 받으며 등장했고, 연설 중간 중간에는 박수가 터지는 등 최근 박 위원장의 위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또한 취재진들도 단상에서 박 위원장의 표정 하나하나를 담아내기 위해 열띤 취재 경쟁을 펼쳤다.
박 위원장은 최근 당 대표를 둘러싼 내부 갈등에 대해 "정치를 위한 정치, 국민의 마음을 외면하는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과거의 모든 것들은 다 털어버리고 새로운 정치를 모두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2002년 대선의 패배를 빗대 "당시 민주당은 대선을 이기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했다면, 한나라당은 대선 이후 전리품을 챙기는 것에 고민했다"며 "결국 패배로 결말지어졌다"고 박 위원장의 말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정몽준 전 대표는 최근 새누리당의 박근혜 독주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날 행사 도중 빠져나온 정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 끝나고 거의 3주정도 지난 것 같다"며 "당선자들의 말을 충분히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또 정쟁하면 안된다 하시는데 그렇지만 정쟁하고 정치를 어떻게 구별하느냐. 여기까지가 정쟁이고 여기까지가 정치냐를 누가 구별해주냐"면서 "그런식으로 하면 정치가 다 없어진다"며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또 "당내에서도 민주주의가 없다고 지적을 받는데, 오늘같이 이런 좋은 자리에서도 정치하면 안 된다고 경고를 하니까 답답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직접 만나 이야기해보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오늘 순서를 보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분위기가 아니다"서 "어디 이야기는 필요 없다는 분위긴데 답답하다"고 밝혔다.
경선 룰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이 주장을 해서 10년 전에 국민참여경선으로 바꿨다"며 "지금 하고 있는 걸 더 충실하게 하자는 거니까 박 위원장도 동의할 것"이라면서 박 위원장을 압박했다.
경선까지 불과 3달 남은 가운데, 박근혜 위원장과 정몽준 전 대표 간의 신경전은 더욱 팽팽해 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