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균형재정 달성을 주요 정책 목표로 내세운 정부가 효율적인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각종 비과세·감면을 정비 및 관리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올해 종료될 예정인 세제감면 중 약 2조6000억원으로 감면액 규모가 가장 큰 'R&D 세액공제'의 폐지 여부를 재정건건성 제고를 고려해 확실히 매듭지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지출 현황 및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효율적인 비과세·감면 관리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유한욱 KDI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이 신설되고 법인세율 인하가 유예된 반면 조세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재정건전성 악화 및 심화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고려해 효율적인 조세지출 관리가 긴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조세지출이란 일반적인 과세원칙에서 벗어난 각종 조세감면, 비과세, 소득·세액공제 등으로 발생하는 국가 세수입 감소를 뜻하며, 조세특례제한법 등에서 정하는 각종 비과세·감면 등 조세지출이 많아질수록 국가 세수입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10년 동안 조세지출 규모는 41%나 확대됐고, 같은 기간 국세수입 규모 증가율 29%를 크게 넘어섰다.
각종 조세지출 폐지·축소비율도 지난 2008년 48%에서 2009년 32%, 2010년 34%, 2011년 26%로 급감했다.
전체 조세지출 항목 수도 2006년 230개에서 2010년 177개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201개로 다시 증가하는 등 신설되거나 추가된 항목이 더 늘었다.
지난해 일몰이 도래한 조세지출 항목 43개를 살펴보면 10개 항목만 종료되고 33개 항목이 연장됐고, 3년 이상 장기 연장된 항목이 21개에 달하는 등 비과세·감면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단일 항목으로 감면규모가 가장 큰 조세지출은 R&D 세액공제로 집계됐고, 지난해에만 2조3106억원의 세금이 감면됐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9% 가까이 늘어난 2조5994억원의 세금이 공제될 전망이다.
유 연구위원은 "2008년 이후 고유가 및 국제금융위기에 대한 재정운영의 일환으로 조세감면 제도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며 조세지출이 급증했다"며 "R&D 세액공제, 근로자 소득공제, 임시투자세액공제 등 감면규모가 큰 항목의 확대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종료되는 조세감면 중에서 덩치가 가장 큰 R&D 세액공제에 대한 관리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 조세지출에서 R&D 세액공제 비중은 8%에 달하고 법인세수의 6%, R&D 예산규모의 16%를 차지한다"며 "조세지출에 대한 엄정한 성과평가를 바탕으로 R&D 분야에 대한 세제지원 존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R&D 세액공제의 일몰이 3년 단위로 연장되다 2009년 일몰이 해제됐고, 신성장동력 및 원천기술 분야 지출에만 올해까지 일몰이 설정됐다"며 "일몰이 해제된 일반 R&D 분야 세액공제에 대해서도 예전처럼 일몰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세지출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조세지출 범위를 확립하고 정보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며 "국세감면율 상한선을 인하하는 등 상당히 느슨하게 규정된 조세지출 규모 재정규율을 강화하고, 사전 및 사후관리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