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세무사와 이종탁 세무사. 5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세무사회장 선거에서 '초박빙'의 짜릿한 승리를 안으며, 제10대 서울세무사회장과 부회장에 당선된 인물이다.
김상철 세무사는 지난 2008년 서울세무사회 부회장 임기 종료를 앞두고 곧바로 회장직에 도전장을 던져 당시 이창규 후보와 접전을 벌여 '23표' 차이로 '석패(惜敗)'하면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장본인이다.
당시의 표차이는 서울세무사회장은 본회 부회장을 거쳐야 한다는 업계의 '고정관념'을 단번에 뒤집을 수도 있었던 세무사업계로서는 쇼킹한 사건이었다.
이번의 도전 역시 이런 '단단한 질서' 앞에서 김 회장 자신도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그는 원칙과 정도를 가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후보들보다 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4년전 그의 이름에 도장을 찍었던 회원들의 마음을 다시 붙잡으면서 어려운 승리를 낚았다.
이와 함께 그는 세무사회 및 국세청의 중추세력으로 급성장한 세무대학 출신 세무사인 이종탁 씨를 러닝메이트 부회장으로 낙점하면서 '호남 회장에 영남 부회장'이라는 지역안배까지 이뤄내며 '황금콤비'를 만들었고, 회원들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30년 우정을 저버리지 못한 김종화 현직 본회 부회장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면서 '천군만마'의 힘을 보탰고, 당선을 일구어 냈다.
▶그는 1977년 국세청에 입사해 국세공무원의 길을 걷다 주경야독으로 19회 세무사시험에 합격, 1983년 세무사의 길로 들어서 지금까지 30년간 세무사업을 해오고 있는 전업세무사다. 지난 2009년부터 2년간 국세청 자동자격 세무사들이 아닌 시험출신 세무사들의 모임인 '세무사고시회장'을 맡아 세무사업계에 '바른 소리'를 자주해 왔던 인물로도 유명하다.
김 회장은 소위 '야당'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출사표에서도 밝혔듯이 공제기금 사용 위임안을 저지한 일,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는 한길TIS 출자안에 반대하는 등 다수 회원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선봉에 서왔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출마당시 회원들에게 밝힌 소견문을 통해 "'더욱 무모하게' 우리 회의 발전을 위해 도전하고 헌신할 것이며, 회장이라는 신분상 직위는 회원분께 드리고 주어진 과제해결을 위해 저의 열정을 바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실제로 현재 세무사회의 '아킬레스건'인 한길TIS와 관련 '처음부터 회원의 뜻과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기초로 출발한 만큼 출발에서 다시 찾아야 한다'고 밝혔고, 선거만 끝나면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임원 직선제와 관련해서도 '대의원제를 채택할 시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많은 회원들의 생각으로 표출되고 있는 지방회의 독립과 관련해서도 단호하게 '독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부분은 현 정구정 본회장과 생각이 다소 다른 부분이라는 점에서 '충돌'이 예상되기도 한다.
본회장과 적극적으로 호흡을 맞춰온 전임 서울회장과는 사뭇 다른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본회장으로서는 새로 당선된 서울회장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종탁 서울회 부회장 당선자는 세무대학 2기 출신의 세무사다. 2008년 김상철 후보와 러닝메이트 부회장으로 출마해 선전을 펼쳤으나 동반 낙선했었다.
그 역시 '절치부심' 4년을 벼르오다 이번에 김상철 회장의 제의로 선뜻 '김상철 호(號)'에 올라탔고, 선임 지방세무사회의 선출직 부회장 직위에 올랐다.
세무대학 출신 세무사가 세무사회 선출직에 나선 것은 현 김형상 본회 부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김형상 부회장은 세무대학 1기출신. 신임 이종탁 서울회 부회장은 세무대학 2기 출신이다.
그가 이번에 서울회 부회장에 당선된 것은 세무대학 출신 세무사들의 선출직 회직의 계보를 잇는 것과 동시에 세무대학 출신세무사들의 본격적인 회직진출의 '신호탄'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상철 새 회장은 이번 선거가 과열되면서 이미 예상되었던 것처럼 압승이 아닌 '신승(辛勝)'으로 회장직을 맡게됐다. 2위 후보와의 표차이는 불과 15표.
그런 만큼 타 후보들을 지지해온 회원들의 불편한 마음을 어떻게 한 곳으로 이끌어 내느냐도 '발등의 불'이다. 또 김 회장은 선거기간 중 선관위로부터 '경고'처분을 받았다. 이 부분도 회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선명하게 처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있다.
이번 서울회장선거가 과열된 이유를 이렇게 해석하는 회원들도 있다.
한 회원은 "서울세무사회는 세무사회 조직으로 보면 본회장을 보좌해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지만 6개지방회의 '좌장'으로서 본회가 바른 길로 가지 못할 때 가장 먼저 나서서 '쓴소리'를 해야하는 자리라는 점, 그리고 그동안 서울회장 출신이 못가져 본 본회장 자리를 이제는 가져야 할 때가 되었다라는 점에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서울세무사회가 커졌다는 이야기다. 현재 서울회 소속회원은 4300명(개업회원 4150명)이다. 무시 못할 '힘'을 가진 단체로 급성장했다.
김상철 새 서울회장의 '초심'과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