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창립30돌 맞는 '한헌춘 중부지방세무사회장'

감성적 리더십의 소유자…중부지방회 멋진 단합 이끈 '덕장'

"지방세무사회 독립 필요하죠…이제 다시 논의할 때 입니다"
"회원사무소 인력난 해결, 중부회 회관 확보에 최선 다할 것"

현재 전국에는 9800여 세무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세무사들은 각 지역별 협의회를 두고 그 위에 지방국세청 단위의 6개 지방세무사회를 두고 있다. 그 중에서 멀리 강원도 고성, 삼척에서 경기도 수원, 인천, 평택까지 회원들의 분포가 가장 넓은 지역의 세무사회가 중부지방세무사회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회원간 가장 끈끈한 단합을 보여주는 지방회가 중부세무사회라는데 이견을 다는 세무사들은 없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세심한 배려와 소통을 강조하는 한헌춘 중부지방세무사회장의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 회원들은 한 회장을 '감성적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표현한다.

지난 2009년 제16대 회장에 당선돼 2년의 임기후 지난해 무투표로 재선(再選)되면서 회원들의 지지와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음이 겉으로 분명히 드러났다.

특히 지난달 30일 한국세무사회 창립기념식에서 본회 부회장 등과 함께 훈장에 준하는 '산업포장'이라는 큰 상을 받으면서 한헌춘 회장에 대한 회원들의 평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분명 가까이 있지 않으면 발견하기 쉽지 않은 그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세일보가 지난주 한헌춘 중부세무사회장을 직접 만나봤다.

또한 중부지방세무사회는 올해 11월이면 창립 30돌을 맞는다. 중부회의 발전과 회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어떤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지난달 세무사회 50주년 기념식에서 훈장 못지 않은 '산업포장'을 수상 하셨는데? 세무사 제도 발전에 남다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받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저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으신데도 과분한 상을 받게 되어 송구스럽고 제가 자격이 있는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단순히 제도개선 뿐 아니라 중부회원들의 단합과 그리고 지방회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평가를 해준 것 아닌가 합니다.

특히 중부회원들께서는 저의 생각을 많이 이해해 주시고 또 성원하고, 동참을 해 주면서 중부회가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점이 높이 평가돼 큰 상을 받는 영광을 얻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지방회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시기적으로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상을 받게 해주신 본회장님을 비롯한 집행부와 또 상을 받도록 도와주신 중부회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저의 임기가 다할 때 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로 중부세무사회가 30돌을 맞는데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나 이벤트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 저는 중부회장에 취임하면서 '회직자 워크샵'을 추진했습니다. 지방회의 발전과 세무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을 발굴하고 토론하면서 우리자신도 새롭게 발견함으로써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자칫 전시성 행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앞으로는 분임토의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회직자간의 화합은 물론 지방회, 나아가 세무사회의 발전을 위한 괜찮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도출되는 그런 행사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는데서 보람을 가집니다.

올해도 창립 30돌을 맞아 7월경 이 회직자 워크샵을 멋지게 진행해 세무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방안들을 찾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해 보고싶습니다. 특히 올해는 성실신고확인제도가 첫 시행되었습니다. 제도 시행 직후에 곧바로 회직자 워크샵을 가지는 만큼 좋은 개선방안들이 쏟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밤새워서 토론을 해 볼 작정입니다.

또한 지방회의 역할, 위상도 재정립할 때가 된 만큼 이번 기회에 지방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역할과 위상, 재정립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를 해 볼 생각입니다.

이와 함께 중부지방세무사회 30년사의 발간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막상 시작하고 보니 쉬운 일이 아닙니다. 중부회는 서울회가 분리되어 나가기도 했고, 또 경인세무사회와 합병되기도 하는 등 부침이 많아 자료를 취합하고 보완하는 작업 등 정말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황태원 홍보이사를 비롯한 30년사 발간위원회 위원들께서 너무나 고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11월에는 발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중부세무사회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나 꼭 해결하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 지방세무사회는 회원서비스(교육서비스)를 중심으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만큼 회원들의 교육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는 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중부회는 지역이 넓다보니 회원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회원들이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 2월에는 회원보수교육을 서울, 인천, 수원 3개 권역별로 분산 실시함으로써 회원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강사 초빙 등 어려운 문제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또한 현재 세무사회관에서 서울회와 합동으로 교육을 실시하면서 회원들로부터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세무사회관의 경우 협소한 교육환경과 주차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합니다. 앞으로 교육일정을 다시 편성하고 회원들의 교육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주차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서울의 경우 대중교통이 발달해 별 문제가 없으나 중부회원들의 경우 세무사회관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주차장 문제라도 해결된다면 중부회원들에게도 더 좋은 교육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방회에서 회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부세무사회의 자체 회관을 확보하는 것도 많은 회원들이 바라고 있는 문제라고 들었습니다.

☞ 전체 세무사 회원이 1만명 시대입니다. 그런 단체가 연수원 하나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회원 2400명이 모일 장소가 없어 여의도 63빌딩 또는 반포동의 센트럴호텔 등을 빌려야 하는 현실입니다.

수도권에 연수원 건립을 추진한다면 중부회 회관도 같이 입주할 수 있는 등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자체 회관확보에도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회장님께서는 무엇보다 회원간의 소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또 지역 세무사회의 활성화에 정성을 쏟아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저는 지역회장을 4년간 지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 회원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역회장을 해보면 지역의 일을 하고 싶은데도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저는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각 지역에서는 고용보험 환급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방회에서 실시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애로사항을 이번에 수원에서 지역의 학원을 임대해 시범적으로 해 봤습니다. 40명 정도가 교육을 받았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이럴 테면 이런 좋은 제도를 각 지역으로 다니면서 권장하고 도와주고 하는 것이 저의 일입니다.

또 지역에서 가장 아쉬워하고 있는 부분이 인력난 해결입니다. 본회나 지방회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하겠지만 회원님들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올해는 회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인력난 해결을 위해 본회와 머리를 맞대는 등 열심히 노력을 해볼 작정입니다.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지방회 차원의 대책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될 것 같습니다. 직원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 업무능률을 배가시키는 방법과 정보화 기기를 활용한 기장업무의 간소화입니다.

일례로 저는 인력난 해결방안의 하나로 기회 있을 때마다 '신규직원 한 명 더 채용하기'와 수습세무사 및 근무세무사를 활용할 것을 권장해 왔습니다.

또한 앞으로는 정보화 기술인 '클라우드 및 스마트기장 시스템'을 활용해 인력을 절감하는 등 회원님들의 자체적인 노력도 함께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지방회 차원에서는 각 지역세무사회와 각 지역의 회계 관련 교육기관과 협력을 통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으로 지원해 나간다면 상당히 좋은 효과를 얻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역회를 많이 다니시는데 직접 운전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일년간 주행거리가 얼마정도 나왔습니까?

☞ 제 차가 5년정도 되었는데 18만km를 넘었으니 작년에는 4만km 정도 주행한 것 같습니다. 관할 지역이 넓으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제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되도록 현장을 많이 다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문현답(愚問賢答)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한 회장은 기자의 '우문(愚問)에 멋진 답(賢答)'을 주었습니다.

-실제로 중부회의 경우 행사를 하면 참여율이 매우 높다고 들었습니다. 회장님의 인기와 비례하는 것이라는 회직자도 있던데?

☞ 제 인기 때문이 아니라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회원 본인이 스스로 필요에 의해 오는 것이죠. 그 회직자가 제가 듣기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저희 회원들은 강요한다고 오시는 분들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아시지 않습니까?

다만 회무 참여율 등을 지역회별로 평가는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도 약간의 영향을 미친다고는 생각합니다.

-지난번 정기총회 때 사모님께서 회원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한 것을 봤습니다. 회직자들은 이미 '내조의 여왕?'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네,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각종 행사때 저희 집사람이 참석하는 회원들의 요기를 위해 '떡, 과일'같은 간식을 준비하곤 합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들켜버렸네요. 그것도 언론에...

중부회원들은 멀리서 오시는 분들이 많은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저의 사비(私費)로 멀리서 오는 회원들의 허기라도 면해드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대한생명빌딩에서 열린 중부세무사회 정기총회장 입구에 마련된 간식대에 회원들이 줄지어 간식을 먹고 있다. (사진 앞에서 두 번째가 한 회장 부인이다.)

☞ 네, 회원들은 잘 몰라요. 예산에서 쓰는 줄 알 것입니다. 한 회장께서는 중부회의 중요행사가 있으면 개인사무실 직원들까지 총출동을 시킵니다. 오히려 저희가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회원들이 와서 상당히 맛있게 먹고 좋아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면서 그기에 보람을 느낀다는 게 전부입니다. 비용도 한번에 130여만원정도로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것으로 들었습니다.(이 부분은 인터뷰에 배석했던 황태원 중부회 홍보이사가 답변을 대신했다.)

회장이라는 자리는 어차피 봉사직이기 때문에 회원들이 불편함이 없게 해 드리는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회장을 맡은 이상 능력이 닫는데 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지방세무사회의 독립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한 회장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 본회는 대외 협력업무, 제도개선 등 기획업무를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지역세무사회의 활성화와 정화활동 및 회원서비스 개선 등 대내적인 회무집행은 경쟁의 원리에 입각하여 지방회에서 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립이 어려운 지방회의 경우 본회에서 보조금을 주는 방안을 도입해서라도 독립을 하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지난 1993년 세무사회 임시총회에서 지방회를 독립법인체로, 본회를 연합회로 하는 회 조직 변경안이 가결되었으나, 회원이 5000명이 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의견이 대두되어 지금까지 미뤄져 오고 있는 사안입니다.

이제는 말 할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세무사회원수는 5000명이 아니라 1만명 시대입니다. 검토가 아니라 당장 지방회 독립을 위한 추진기구를 본회에 설치했으면 합니다.

-임기가 1년이나 남았는데 질문이 이르긴 하지만 중부회장 임기가 끝난 후 또 다른 회직에 대한 꿈이 있는지?

☞현재 중부세무사회장으로서의 역할도 저에게는 과분한 것이어서 지금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조금이라도 회원들에게 끝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만 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다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지방회장 역할에 충실하다보면 개인사무실 일은 소홀해 질 수도 있을 텐데?

☞ 저희 사무실은 제가 직접 일을 챙깁니다. 바쁜 중에도 거래처로부터 문의 전화가 온다든지 하면 전부 제가 처리를 하는 편입니다.

저희 사무실 고객들은 저를 만나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고객의 친척이 세무사 사무실을 개업을 해도 저희 사무실에 계속 기장을 맡기고 있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저에게 일이 주어진다는 자체에 감사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일을 즐긴다고 할까요. 많은 분들이 운전기사를 두라고 조언을 합니다만 저는 운전도 직접합니다. 드리이브를 즐기다보니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이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조심스러운 질문인데 1년에 얼마의 수익을 올리는지 궁금합니다.

☞ 어려운 질문도 아니네요. 연매출 9억원이 조금 넘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세금도 많이 냅니다. 1억원 가까이 내고 있습니다.

-'풍전등화'인 한길TIS 이사를 맡으셨던데?

☞ 전임 이창규 서울회장께서 퇴임하면서 시기적으로 제가 이어서 이사를 맡게된 것입니다.

-한길TIS가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해법이나 역할이 있다면?

한길TIS가 세무사회의 궁극적인 전산법인이 되려면 회계프로그램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운영이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 능력껏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싶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한길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괜찮은 사업이 있습니다. 경영만 정상화된다면 우리 세무사회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7월경 감자를 통한 세무사회의 안정적인 지분확보 방안에 개인적으로도 공감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끝으로 회원들을 위한 당부 말씀 한마디?

☞ 지금 세무대리시장을 둘러싼 주변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때 일수록 전문자격사로서의 올바른 도덕성을 견지하고 본연의 역할과 사명에 충실하는 윤리관을 확립함으로써 납세자와 세정당국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합심해 노력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또한 세무사 숫자가 늘어나다 보니 질적으로 수준이 떨어지는 부분도 없잖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세무사 자격을 취득했으면 세무사 스스로 몸값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남의 것을 가격덤핑으로 뺏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보다 차원 높은 서비스를 발굴해 세무사로서의 위상을 스스로 높여나가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