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 비즈니스호텔 공사장 늘어나
은행들 PF대출 도전해…"유행 타면 어떡하지?"
은행권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에 또 다시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아파트 건설에 투자한 PF대출이 주택가격 하락으로 대규모 부실을 안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비즈니스호텔로 은행들이 몰려들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PF대출이 활성화 됐지만, 유행처럼 바뀌는 투자처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한 해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비즈니스호텔 '인기' = 비즈니스호텔이 각광 받는 것은 한국의 대중문화 열풍으로 중국, 일본 등의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1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을 수용할만한 숙박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서울의 주요 관광지에는 저가(低價)형 숙박 시설인 모텔 등이 많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불리한 상황이다.
이에 40여개 비즈니스호텔이 사업 승인을 받아 공사에 돌입한 상태이며, 지난해부터 호텔 건립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최근 서울의 장교동에 비즈니스호텔 건설을 추진 중인 롯데자산개발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받았다.
산업은행에서 심사평가 업무를 담당하는 한 임원은 "국내의 관광산업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단기적이 아닌 향후 성장성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몇몇 은행들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 PF대출 늘어나면 문제점 없나? = 문제는 비즈니스호텔을 지으려면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대기업을 제외한 건설회사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몇 년 동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건설회사들은 사업성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PF대출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고, 은행들도 경쟁적으로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비즈니스호텔의 PF대출을 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기업대출을 담당하는 한 직원은 "비즈니스호텔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포화된 뒤 전부 다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PF대출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또 다시 선뜻 투자에 나서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