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13년만에 담배세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미 건강복지 및 금연단체들이 담배 한 팩당 1 달러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 도입을 지지, 인상된 담배세를 통해 흡연억제와 암 연구를 위한 기금 마련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강력한 흡연 제재지역으로 금욕을 강조하는 모르몬교의 본거지 유타주를 제외하고 그 다음으로 가장 낮은 흡연율을 자랑해 왔다. 심지어 자기 집이라도 아파트 콘도 등 공동주택에 거주할 경우 흡연을 하는 것이 금지 돼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가 지난 1988년부터 담배세를 도입한 이후 13년 넘게 세금을 동결해 오면서 담배로부터 자유지역이라는 입지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판매되는 모든 담배는 한 갑 당 50센트의 세금을 부과하며 이는 전국 담배세 평균인 87센트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주는 50개 주에서 담배세 순위 33위에 속한다.
미 금연 운동단체의 한 관계자는 "캘리포니아주는 한때 흡연율이 낮고 건강이 보장되는 곳이었으나 더 이상은 아니다"면서 "법안 마련이 시급한 때"라고 강조했다.
국가 입법 분석가는 담배세 인상안이 통과될 시 주정부 세수확보가 해 마다 약 7억 3000만 달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3월 민간단체들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담배세 1달러 인상안에 대해 유권자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5월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주정부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담배인상안에 대한 지지율이 14%감소한 53%로 추락했다.
지난달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현재 캘리포니아주가 안고 있는 부채가 160억달러에 달한다"면서 "주정부 차원에서 긴축재정을 시행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금연단체의 한 관계자는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이 흡연율 감소 목적이 아닌 정부 세입으로 들어간다고 여길 시 담배세 인상에 찬성할리 없다"면서 "중요한 시기에 브라운 주지사의 발언은 적당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주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우선시 해야 할 행정사안들을 뒤로한 채 의료연구에 목매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총체적 재정 부족난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의 각 주정부들은 최근 금연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세수확보를 위해 담배세 올리기에 혈안이 돼있다.
최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뉴욕의 모든 공동주택은 집 안에서의 흡연 여부를 결정하고 이를 문서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금연 캠페인에 자신의 재산 5억달러를 투입했다.
그는 2003년 격렬한 반대 속에서도 식당과 술집에서의 전면 금연을 도입한 것을 임기 중 가장 큰 업적으로 꼽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