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은, 2~3개 저축은행 입찰설 '솔솔'
기은·예보, 구체적 언급 피한 채 '함구'
솔로몬저축은행 등 4개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새 주인 찾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 입찰 참가대상 중 기업은행이 흑기사 카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금융권과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2~3개 저축은행에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소문이 솔솔 풍겨져 나오며, 기업은행의 흑기사 역할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솔로몬·한국·미래·한주저축은행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솔로몬 2개, 한국 3개, 미래 3개, 한주 2개 등으로 모두 유효경쟁이 성립됐다.
당초 금융당국이 신한·KB·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저축은행 인수 참여를 독려했지만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막판 고심 끝에 저축은행 추가 인수를 포기하며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인수 유효경쟁은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여기에 시장의 예상을 깨고 전격 투입된 곳이 바로 산은금융지주와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솔로몬과 미래, 하나금융이 솔로몬과 한국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했고, 사실상 우리-솔로몬, 하나-한국의 짝짓기 시나리오가 정해져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제 남은 저축은행은 오너인 김찬경 회장의 고객 예금 횡령, 중국 밀항 시도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미래저축은행과 규모가 가장 작아 시너지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되는 한주저축은행이다.
산은금융은 한국저축은행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그동안 저축은행 인수 가능성 부인을 해 온 강만수 회장이 유효경쟁을 위해 형식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강하다.
이에 이번 저축은행 인수전에 흑기사로 떠오른 곳이 바로 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앞에 인수대상을 명확하게 밝힌 은행들과 달리 미래저축은행 인수에 나섰다고 알려졌을 뿐 공식적 확인에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기업은행 미래기획실 관계자는 "일부에서 기업은행이 2~3곳의 저축은행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공식적인 확인은 해 줄 수 없다"며 "미래저축은행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없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정상화팀 관계자도 "시중 은행이 저축은행 인수에 참여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곳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는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이들 은행 외에 비은행기관의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비은행기관이 참여한 것은 맞지만 그 숫자를 밝히면 역으로 은행들의 중복입찰 여부가 추론되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기업은행과 예보의 굳게 다문 입이 오히려 기은의 중복 입찰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초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달리 기업은행만이 인수대상이나 입찰은행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함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에 2~3개 이상 중복 입찰을 했을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총대를 메고 유효경쟁 성사를 위해 미래, 한국, 한주 입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솔로몬은 지난 2010년까지 3년간 25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미래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BIS자기자본비율이 마이너스 16.20%까지 급강하하며 상당한 리스크가 드러난 바 있다.
또 한국저축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5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한주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02억원의 총자산을 기록한 소규모 은행이나 부채만 1972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 속에 저축은행 인수에 나선 금융지주와 국책은행들의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예보는 예비인수자 실사(4주)를 거쳐 7월 중순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며, 8월말까지 계약이전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