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방만한 R&D 예산 집행 여전"
연간 68억 달러에 이르는 기술무역수지 적자가 줄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연간 1.7조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R&D 예산이 여전히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흥남)은 인건비를 부풀리고, 재료비를 반납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쌈짓돈(?)을 만들어오는 등 회계 처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19일 산업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운영실태 감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산업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조직·회계 등을 점검한 결과, 연구개발비 등의 부적정한 회계 처리가 있어 환수 등을 조치했다"고 밝혔다.
ETRI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개 기관과 400여개 연구협약을 맺으면서, 연구에 참여하지 않는 374명의 급여 102억원을 인건비 명목으로 정산해, 국가연구개발비를 유용했다.
매년 남은 재료비를 반납하지 않아 9년간 50억원의 재료비 잔액을 임의로 사용하고, 출장시 연구원 여비를 연구기관과 중복해서 지급해 4800만원의 예산을 낭비하기도 했다.
ETRI는 또 반도체 기술을 사용한 기업에게서 기술료를 받고서, 출연기관에 납부해야 할 돈 50억원을 내지 않고, 연구과제 수행 후 남은 개발비 70억원을 기업에 반환하지 않은채 8억원의 이자수입을 얻고 있었다.
감사원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등 ETRI와 협약을 맺은 6개 기관의 장에게 인건비 102억원과 재료비 잔액을 회수하고 미납한 기술료를 납부하도록 할 것을 조치했다.
ETRI 원장에게는 중복지급된 출장비를 회수하고,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계상·집행 업무, 기술료 납부 업무 등을 철저히 할 것을 조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