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EU산 소형가전제품 독점여부 조사결과 발표"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순수한 관세인하 효과일까? 경쟁당국 공정거래위원회의 물밑 조사 등 압박 때문일까?
정부가 한·EU, 한·미 FTA로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된 수입제품 22개(EU산 9개, 미국산 13개)에 대해 시장 가격변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동칫솔, 위스키, 맥주 등 일부품목을 제외하고 대체로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4월5일 김동수 공정위원장의 대형유통업체 현장 확인조사 이후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22개 수입품목에 대해 매주 판매가격 변화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5개 품목의 가격이 FTA 이후 내렸다.
점검대상은 전기다리미, 전기면도기, 전동칫솔, 와인, 위스키, 유모차, 샴푸, 프라이팬, 승용차 등 EU산 9개 제품과 냉장고, 오렌지, 체리, 오렌지주스, 포도주스, 와인, 맥주, 호두, 아몬드, 스위트콘, 샴푸, 치약, 승용차 등 미국산 13개 제품 등 총 22개 품목이다.
먼저 EU산 제품의 경우 와인과 승용차를 제외한 품목은 대체로 가격이 발효 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전기다리미(테팔 FV9530)는 지난 4월7일보다 가격이 26.5% 인하됐고, 전기면도기도 필립스 RQ 1260CC를 포함한 총 7개 제품가격이 3~5% 인하됐다. 프라이팬 3개 제품도 가격이 4.7~20.1% 인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유모차도 지난달 초부터 일부 제품 가격이 10.3%~14%까지 내렸다. 일례로 189만원에 팔렸던 스토케 뉴익스플로리는 최근 169만원으로 가격이 내려갔고, 89만원이었던 잉글레시나 아비오도 79만8000원으로 10.3% 인하됐다.
한·미 FTA와 관련된 품목은 발표 이후로 13개 가운데 9개 품목의 가격이 인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오렌지(네이블) 17.6%, 체리(레드글러브) 48.2%, 오렌지주스·포도주스(웰치스) 8.6%, 아몬드(캘리포니아) 8.8%, 승용차(포드링커MKS) 7.0%, 냉장고(키친에이드) 5.5% 등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반면 FTA 발효 이후에도 진동칫솔, 위스키·맥주, 호두, 샴푸·치약 등 일부 품목은 가격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브라운 오랄비 트라이엄프 4000은 15만9000원으로 FTA 이전 가격(14만9000원)보다 올랐고, 위스키·맥주도 물류비 등이 상승해 FTA 발효 이전보다 가격이 상승했다.
호두는 미국 현지 작황 부진으로 수입가격이 21.1%나 올라 소비자 가격도 13.2% 상승해 관세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없었고, 샴푸·치약은 1년차 관세인하율(샴푸 3%, 치약 1.2%)이 낮아 가격인하로 연결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공정위 곽세붕 소비자정책국장은 "관세가 즉시 철폐되거나 1년차 관세인하율이 4%p 이상으로 관세 인하 여력이 된다고 판단되는 품목은 전동칫솔, 위스키, 맥주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격이 인하됐다"며 "시간이 경과할수록 가격인하 추세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FTA 관련 품목을 대상으로 소비자가격 변동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과정에서 담합, 재판매가격유지행위, 온라인 판매 방해행위 등 법위반 혐의가 포착되는 경우에는 신속히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전기다리미, 프라이팬, 위스키 등 이미 컨슈머리포트를 통해 가격정보를 제공한 품목에 이어 오는 7월에는 전기면도기와 전동칫솔 8월에는 수입화장품에 대한 소비자가격 비교분석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22일에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조사에 착수했던 전기면도기 등 EU산 소형가전제품 시장에 대한 독점 수입업체의 불공정행위 여부에 대한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