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이 국제 규격 축구장을 건설하면서 부실 설계·감독으로 19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감사원에 따르면 해남군은 두륜산도립공원 내 다목적체육공원(이하 두륜산축구장)을 조성하면서, 설계오류로 국제규격을 맞출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설계 변경없이 공사를 강행했다.
담당공무원은 착공 6개월 만에 축구장의 표면기울기가 국제규격인 0.5% 보다 4배 큰 2%이고, 골포스트와 센터라인 고저차(高低差)가 국제규격인 19cm 보다 99cm 높은 115cm인 것을 알게됐다.
그러나 이 담당자는 1개월 후에 축구경기가 열리게 됐다는 이유로, 설계문제를 군수에게 알리지 않은 채, 공사를 빨리 완료하기 위해 무리한 시공을 강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담당자는 시공업체에게 골포스트와 센터라인 고저차를 60cm로 낮추고, 그 위에 인조잔디를 포장하도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잔디 하단부에 들어가야할 시멘트혼합재 시공도 생략되고, 5개월 동안 진행해야할 인조잔디 공사는 보름만에 마무리되면서, 부실설계에 이어 부실시공이 이뤄졌다.
감사원은 "설계변경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사를 강행하면서 국제규격을 맞추지 못해 결국 예산이 낭비됐다"면서 해남군수에게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할 것과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할 것을 조치했다.
한편 이번 감사는 지난해 9월 주민 464명이 "해남군에서 두륜산도립공원에 축구장을 설치하면서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절히 조치하지 않았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해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