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감원장, 대전에서 캠퍼스 '금융토크'
저(低)신용, 저소득 계층이나 자영업자의 가계 빚 문제가 향후 한국경제의 뇌관이 될 것으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우려했다.
27일 오전 대전의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7회 '캠퍼스 금융토크'에 참석한 권 원장은 "유럽위기가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실물경제가 나빠지면 결국 660만명의 저신용자나 580만명의 자영업자가 빚을 갚지 못해 부실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경제규모에 비해 자영업자 수가 많은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이를 해결해야 가계부채 문제가 연착륙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은행의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 대출비율이 높은데, 부동산 등 담보가치와 비교하면 대출한도가 적은 만큼 금융회사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
권 원장은 "과거 대출 실적을 보면, 은행들은 담보나 소득에 비해 매우 적은 금액을 대출했기 때문에, 가계부채 규모가 커지거나 연체가 돼도 담보가 남기 때문에 부실화 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은행에서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에 대출을 늘리거나 낮은 이자의 대출상품을 개발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박종덕 하나은행 부행장은 "중소기업 이하의 자영업자 등이 가계부채의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영세자영업자가 신청할 수 있는 대출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억제되면 결국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대출이 몰려들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투자나 투기를 목적으로 한 아파트 담보대출, 예를 들어 두 채 이상을 보유하려는 경우에는 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집이 없는 경우나 생계형 대출을 위주로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부행장은 충남대 출신의 금융권 종사자로서 이날 금융토크에 참석했다.
방학기간에도 불구하고 금융토크에는 450명을 넘는 학생들이 참석했으며, 취업상담뿐만 아니라 신용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금융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금융토크에 직접 참여한 이정진 학생(4학년)은 "유럽위기로 국내경제가 침체되거나 취업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걱정되는데, 취업과 관련한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권 원장은 2시간 동안 진행된 금융토크를 마친 뒤 20여명의 학생들과 오찬을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