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비과세 등 제대로 설명 안 돼…불완전판매 '경고등'
"안녕하세요? OO은행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은행과 합병을 했는데, 비과세 저축보험에 가입하면 연 5%의 이자를 드립니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3%대로 낮아지면서 5%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은 소비자 입장에서 찾기 어려운 좋은 기회다.
특히 비과세 상품은, 이자소득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만큼 고액자산가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직장인 A씨는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하루에 2~3차례 이러한 전화를 받았다. 가입할 의사가 없다는 답변에도 몇 차례 전화가 더 걸려오자 결국 은행에 문의를 했고 그 결과, 비과세 저축보험은 최소 3년 만기이며, 10년 이상 납입 시 비과세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A씨가 전화를 받을 당시 전화상의 모집인은 이 같은 설명을 하지 않았다.
최근 시중은행에서 저축보험 판매영업을 하는 것은 금융지주회사들이 가입자 정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처럼 전화상담에서 모집인의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금융상품에 가입시키는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는 점이다.
금융지주회사는 은행·보험·금융투자(증권) 등 여러 권역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정보공유가 가능하다. 또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가입자로부터 개인정보 제공의 동의를 받으며, 영업점 직원이 이를 자유롭게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는 전혀 이용한 적이 없는 금융회사로부터 금융상품의 가입권유를 받을 수 있는 반면에 '중도해지를 하면 일반예금에 비해 손실이 클 수 있다'는 등의 충분한 사전설명은 가입 전에 이뤄지지 않는다.
금융회사들은 따로 모집인을 고용하고 영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불완전판매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의 원인이 된다.
금융당국은 개인정보 제공에 있어 감독규정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제재조치를 내릴 수 없는 입장이어서 무분별한 전화영업이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고, 이는 금융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입자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경우에 금융회사의 판매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지만, 거절의사를 밝힌 뒤에 중복권유를 하는 경우에는 금융회사의 잘못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