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 소득·법인세법 개정안 발의
과표 1억2000만원 초과 40% 소득세율 적용
소득세 과표 구간 문제를 중심으로, 올해 정기국회에서 '제2의 버핏세'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야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실상 소득세 증세효과를 나타내는 세법 개정안들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박원석 의원은 3일 현행 3억원 초과인 소득세 최고 과표구간을 1억2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이 부분에 대해 40%의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최근 경제·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저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복지재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조세체계 정비를 통해 소득을 재분배하고, 복지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고 입법안 배경을 설명했다.
개정안은 최고 과표 구간을 1억2000만원으로 끌어내리고 40%의 세율을 적용하는 대신, 8800~1억2000만원 구간은 35%의 세율이 적용되도록 설계됐다.
다만 1200만원 이하(6%), 1200~4600(15%), 4600~8800만원(24%) 등 기존 과표 구간과 세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개정안이 채택될 경우 상당한 증세 효과가 예상된다. 국회 예산정책처 세수추계팀은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2013~2017년 사이 10조5000억원 규모의 소득세수가 증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득세 과표 구간 문제와 관련, 연말 세법 심의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 사이에 의견대립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소득세 과표구간 문제와 관련, 3억원 초과인 최고 과표 구간을 내리는 대신 각종 소득공제혜택을 줄여 결과적으로 '세수 중립적'인 제도를 구상 중인 반면, 야권에서는 과표 조정은 물론 세율 조정까지 가미시켜 사실상 '증세'효과를 나타태는 입법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통합당 이용섭 정책위의장도 현행 3억원의 과표구간을 1억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 38%의 세율이 적용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법인세법 개정안도 동시에 발의했다.
개정안은 과표 1000억원 이상 기업에 대해 30%의 법인세율을 적용토록 설계됐다. 현재 법인세법 최고세율이 22%(200억원 초과)인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파격적 수준의 증세법안이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향후 5년간 무려 50조7000억원 상당의 법인세 증세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개정안에 따라 법인의 투자활동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도 제시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법인세 최고세율 8%p 인상은 법인의 투자활동을 위축시키는 등 법인의 행동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으며, 이런 경우 당초 세수효과는 과대추정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법인세법 개정안은 국회 세법심의 문턱을 넘어 설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세율 인상 폭도 단기간에 너무 높을 뿐만 아니라, 정부 내부에서도 법인세만큼은 감세기조를 물릴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게 형성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산·세제분야를 총괄하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추가적인 법인세 증세는 없다"고 밝히는 등 확고한 입장을 밝힌 상태로, 추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 상정되더라도 합의안 도출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