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중기 대출 최고금리 한자릿수 만들 것"
이순우 "중기대출, 금리 인하보다 컨설팅 중요"
전통적으로 기업금융 분야에서 강세를 보여온 두 시중은행의 은행장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관련해 다른 해법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화 속에 내수부진과 수출감소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 곳은 기업은행이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지난달 28일 인천 남동공단을 방문한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8월 1일 창립 51주년에 맞춰, 중소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12%에서 1.5%포인트 인하해 10.5%로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도)어려운 중소기업과 동고동락하는 기업은행이 절대 기업들 어려울 때 우산을 빼앗지 않고 씌어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얘기했다"며 "(은행장)재임중에 중소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한 자릿수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행장이 전하는 중소기업이 은행에 대한 요구사항은 딱 3가지다. 필요할 때 돈 주라는 것과 담보담보 달라고 하지 말고 신용이나 보증으로 해 달라는 것, 금리를 깎아 달라는 것이 바로 그것.
일부에서 대출금리를 한 자릿수로 내리며 금융시장을 교란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며 "중소기업이 망하면 기업은행의 존재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은행들의 연체대출 최고금리가 17~18%대인데 이를 어떠한 경우에도 10.5%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 은행장의 약속은 시장에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오는게 사실이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중기대출에 대한 해법으로 다른 견해를 내놨다.
이 행장은 3일 '환율CARE 외화적립예금'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중소기업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꼭 중소기업들에게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는 "기업의 상황에 따라 대출금리를 내릴 곳은 내려주고, 어떤 상황을 겪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등 기업이 아플 때 아픈 곳을 치료하고 컨설팅해주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왜 힘들어하는지 들여다 보지도 않고 단순히 금리인하로만 중기대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