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법인의 등기부상에 이사로 등재되어 있더라도 업무대표권이나 집행권 없이 일반 직원과 같은 형태로 근무하고 임금을 받았다면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이에 회사가 도산할 경우에도 일반 근로자와 같이 국가로부터 일정 부분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란)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11일 "회사의 등기이사로 등재된 직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만 받을 수 있는 체당금의 지급대상이 아니다"라고 결정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장의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체당금이란 회사의 부도나 도산으로 근로자의 임금 등을 회사가 지급할 수 없는 경우 국가가 일정 한도 내에서 사업주를 대신해 지급하는 금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사람은 회사가 도산할 경우 사업주에게 받지 못한 최종 3개월분의 임금 및 최종 3년간의 퇴직금 등을 국가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등기이사로 등재됐더라도 근로자와 같은 근무형태로 일했다면 일반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국가로부터 체불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회사가 도산하자 해당 회사에서 근무하던 A씨는 회사로부터 받지 못한 임금과 퇴직금 중 일부를 국가로부터 받고자 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체당금을 받지 못했다.
회사의 등기이사로 참여해 일반 근로자가 아니라는 것이 그 이유.
이에 A씨는 권익위에 심판을 청구한 했고 권익위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권익위 중앙행심위는 A씨가 회사 등기이사로 등재된 것은 형식적인 것으로 업무대표권과 집행권을 행사한 적이 없었고, 출퇴근 시간 등 근무형태가 회사내 다른 일반 직원과 다르지 않았으며, 회사내 다른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소득세, 주민세 등이 원천징수됐다며 일반 근로자와 동일하다고 판결했다.
특히 "입사 이후 2005년 5월 고용보험에 가입해 퇴직 후 실업급여를 받았다"며 "이사 등재 전후의 업무 차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체당금 지급대상이 아니라고 한 처분은 위법, 부당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