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민이해 구하는 노력 부족, 송구"
국회 여야의원들은 18일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졸속밀실처리' 논란에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한일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정부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한일정보보호협정이라는 용어를 보면 일본에서 가서명될 때와 달리 '군사'라는 용어가 슬그머니 빠졌는데, 이유가 뭐냐'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의 질문에, 김황식 국무총리는 "군사동맹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 중립적 용어를 사용하자는 취지에서 우리가 제안했고 일본이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총리가 명칭변경 과정과 즉석안건 사항 등을 인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의원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김 총리는 "(이 협정안을) 비밀리에 처리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제기된 여러 문제점을 충분히 반영해 이 문제를 풀어나가고,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군사' 용어가 빠진 부분에 대해 "관련부처 실무자들 간의 협의였다"며 "저는 이 사안에 대해 명칭 변경에 대해서는 문제가 불거진 뒤 알았다"고 답했다.
이어 정 의원이 협정을 '비밀주의'로 일관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국민들은 이 협정이 국민 모르게 정부에서 짬짜미 처리했다고 제기하고, 비밀주의라고 지적하는데 그러나 이것은 비밀리 처리하거나 묻어둘 수 없는 사안"이라며 "다만 처리과정에서 군사 용어가 빠진 거나 즉석안건 처리부분은 상당부분 절차상 오해"라고 강조했다.
국민적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를 국무회의 전 차관회의를 거치지 않은 점에 대해 "통상적으로 긴급한 사안의 경우, 차관회의를 거치지 않고 즉석안건으로 국무회의에 올라온다"며 절차를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김 총리를 향해, "더 들어볼 필요 없다", "사퇴하라"고 항의했다.
이어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이 김 총리를 향해 '사과'를 거듭 촉구하자, 김 총리는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한일정보보호협정 추진이 국민 정서ㆍ공감대를 무시한 점뿐만 아니라, 협정 내용 자체에 문제를 삼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해야 하는데 실무진에 대해서만 징계가 이뤄졌다"며 "몸통은 어디 가고 깃털만 휘날리고 있다. 당당히 책임지는 정부 관료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지난 5월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일본 총리에게 '6월내 협정 체결'을 약속해준 것 아니냐"며 "이번 외교참사의 몸통은 이 대통령 아니냐"고 이 대통령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어 "대통령과 장관이 가이드라인을 다 정해놓고 문제가 불거지자 모르쇠로 발뺌하면서 실무자 몇 사람 문책을 하고 어물쩍 넘어가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총리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한일정보보호협정' 논란에 대한 책임으로 국회에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