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법 표·산식 시각화, 다른 세법으로 확대
국내 조세전문가들이 각종 전문용어와 복잡한 세액계산 방법으로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세법을 표와 산식 등을 이용해 알기 쉽게 바꿔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이 18일 서울시 가락동 한국조세연구원에서 개최한 '새로 쓴 부가가치세법 전면 개편안 공청회'에 참석해 종합토론을 벌인 조세전문가들은 납세자들의 세법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획기적인 시각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이날 재정부 세제실은 공청회에서 지난 36년 동안 1번도 전면 개정하지 않았던 부가세법을 대폭 개편한 새로운 법령안을 발표했다.
세제실은 이번 개편안을 통해 부가세법을 중심으로 법·시행령·시행규칙 등의 조문번호를 통일시켰고, 세액계산 과정 등 말로만 표현하기에 어려운 규정들을 표와 산식으로 쉽게 설명했다.
부가세법 개편안 발표 이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조세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안을 시작으로 알기 쉬운 세법을 만들기 위한 시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부가세법 새로 쓰기가 국민들의 가독성을 높이려고 시도하는 산식 도입 등 시각화 작업은 의미가 있다"며 "소득세법, 법인세법, 상증세법, 조세특례법 등 다른 세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계홍 법제처 법제심의관도 "부가세법 뿐만 아니라 다른 세법도 표·산식 등을 만들어 시각화해야 한다"며 "법과 시행령 및 시행규칙의 조문번호를 통일하는 작업도 획기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윤태화 가천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납세자 관점에서 세법의 이해가능성을 높이고자 법령을 표와 산식으로 표기하려고 한 점은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이번 부가세법 개편안에도 표는 1개만 넣어 아쉽고, 더 많은 산식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세법에서 최초로 100분의 몇이 아닌 퍼센트라는 용어도 사용했다"며 "하지만 납세자들에게 더 간단하고 시각적으로 잘 받아들여지도록 '%' 기호를 쓰거나 분수로 표기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부가세법 전면 개편안이 너무 쉽게 세법을 개정하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다소 미비한 현행 세제를 개선하는데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경근 세무사(법무법인 율촌)는 "세법을 알기 쉽게 쓴다는데 큰 의미가 있지만, 아직 도입되지 않은 제도 등 미비점 개선은 아쉽다"며 "구미 선진국이 모두 채택하는 사업자단위과세 도입은 물론 전자상거래 과세, 연결부가세 제도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양병수 국세청 부가가치세과장은 "세법을 쉽게 쓰는 것만이 과연 능사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용역이란 단어를 일로 바꿨는데 일과 용역은 뜻하는 범위가 달라 더 애매해질 수도 있고, 다른 세법과의 용어 통일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