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총파업 결의서 시중은행장 불만 쏟아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오는 30일 총파업을 결의하는 과정에서 은행노동자의 협상상대방인 시중은행장들에 대한 불만을 쏟아 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이 親 MB계 인맥으로 채워진 가운데 은행장들이 책임과 권한이 축소돼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19일 금융노조는 오후 3시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에서 임시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7.30 총파업 투쟁'에 35개 전 지부 조합원의 동참을 결의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MB정권의 관치금융과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금융정책을 분쇄하고 금융의 공공성 강화와 사회적 약자보호를 위해 7.30 총파업 투쟁을 포함하는 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금융노조가 쏟아낸 불만은 은행노동자들과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는 시중은행장들의 무기력증이다.
성낙조 금융노조 부위원장은 "금융지주회사 체제 하에서 실질적인 권한은 지주회장에게 있다"며 "은행장들은 책임과 권한이 축소돼 노사협상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질책했다.
MB정부 들어 금융지주회사의 회장을 모두 대통령 측근으로 앉혀 관치금융의 효과를 극대화하며 은행장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 들었다는 지적이다.
사실 MB정부 들어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은 대통령의 최측근들로 채워졌다.
특히 은행권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직간접으로 연관된 인사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초대 경제수석)를 비롯해 어윤대 KB금융 회장(고려대 동문),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고려대 동문, 이명박 대선후보 상근특보),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고려대 동문), 강만수 회장(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동지상고 동문)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금융노조에서 제대로 된 협상도 진행해 보지 못하고 총파업을 맞이하는 답답한 심정 한켠에 이처럼 무기력한 시중은행장들의 불만이 내재돼 있었던 것.
성 부위원장은 "사용자들이 정부의 우리금융 졸속 민영화, 농협중앙회 MOU 강제 체결 등 금융관치에 순응하면서 올해 임단협이 결렬됐다"며 "7.30 금융권 총파업은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금융노조는 오는 26일 오후 7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총파업 진군대회를 개최한 뒤 투쟁의 의지를 모아 30일 12년만에 은행권 총파업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