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여당 간사가 관례…양보 못해"
野 "의원 수 늘어난 부분 고려해야"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상임위 소속 3대 분과 가운데 하나인 조세소위원회 위원장직을 두고 물밑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기재위 3대 분과 소위원장직 배분을 놓고 여야가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기재위에는 소속 분과형태의 소위원회가 3가지 형태로 나눠져 있다.
구체적으로 거시경제정책 관련 법안을 담당하는 경제재정소위원회, 기획재정부 및 국세청, 관세청 등 예하 정부기관 예산을 담당하는 예산결산소위원회, 그리고 각종 세금 정책을 다루는 조세소위원회 등 3곳이다.
이 가운데 특히 여야는 대권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미칠 파급효과가 상당히 큰 조세소위원회 위원장직을 두고 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그동안의 관례대로 여당 간사가 조세소위원장을 맡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는 반면, 야권을 대표하는 민주통합당은 18대와 19대 국회 원 비율이 달라진 만큼 야당이 조세소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18대 국회에서 전체 26명의 기재위 소속 의원 가운데 15명의 의원이 새누리당 소속이었고, 민주당 의원은 8명, 민주노동당 1명, 자유선진당 1명 등 야권 의원은 10명이었다.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김성식 의원까지 고려할 경우, 실제로 18대 국회에서는 26명 기재위 의원 가운데 60% 이상인 16명이 여권 의원들이었다.
하지만 19대 국회 들어와서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전반적인 총선결과는 새누리당의 승리로 귀결됐으나, 제 1야당인 민주당 의석이 127석으로 18대 국회보다 40석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상임위를 구성하는 의석수에도 변화가 생겼다.
19대 국회 현재 기재위 소속 의원 구성 비율은 새누리당은 지난 18대보다 3명이 줄어든 13명, 민주통합당은 3명 늘어난 11명, 이외 통합진보당 2명(김재연, 박원석)인 상태다.
야권 의석수가 절반을 차지하게 된 셈이다.
민주당 측은 이런 상황에서 상임위원장 자리(새누리당 강길부 의원)를 여당이 맡은 만큼, 조세소위를 포함해 적어도 2개의 소위원장직은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새누리당이 조세소위원장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기재위 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으며, 민주당의 요구대로 조세소위원장직을 넘길 경우 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이 위원장직을 역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원 구성 비율이 달라진 만큼,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더구나 조세문제는 국민들의 관심도가 많은 만큼 여야가 보다 공평하게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야당 간사가 위원장직을 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도 조세소위원장을 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장 내일 열릴 기획재정부 업무보고를 앞두고도 양당의 소위원장 배분 문제는 쉽사리 결정 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조세소위원장이 어느 당이 맡게 될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민감한 문제인데, 그동안 대체로 여당 간사가 맡아왔던 것이 관례였다"면서 "하지만 19대에서는 야당 의석수가 많아진 만큼 조세소위원장직을 놓고 양당이 여전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