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조가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에게 우리금융지주 예비입찰에 참여할 지 여부와 관련 "눈치보지 말고 결단을 내리라"며 압박을 하고 나섰다.
23일 국민은행 노조는 "어윤대 회장은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의 뜻을 모두 거스르고 연임만을 위한 M&A를 시도하고 있다"며 "더이상 이사회와 정치권에 문제를 떠 넘기지 말고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어 회장이 취임 이후 은행장, 부행장은 물론 일개 부서장이 결정할 사항까지 일일이 본인이 결정을 내리는 독단적 경영행태를 보여 왔는데 유독 우리금융 인수건에 대해서는 이사회 등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국민은행 노조에 따르면 그의 말 바꾸기는 직원들의 조롱이 되고 있다.
어 회장은 처음에 "인수할 여력이 없다"고 밝힌 뒤 "시너지 없는 M&A를 하지 않을 것", "정부지분은 1%도 용납할 수 없다", "인수가 주주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인수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이 일부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우리금융을 인수하고 싶다" 며 끊임없이 말을 바꾸었다.
또 우리금융 인수의 전제조건으로 '직원들의 반대가 없다면'을 내걸었던 그가 최근에는 "정치권의 대선 이슈가 있는데 이런 문제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이사회가 판단할 일이고 최고경영자로서 따를 것이다"며 이사회와 정치권에까지 문제를 떠 넘기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노조측의 판단.
노조는 "어윤대 회장은 KB금융 주주의 대리인(경영자)이지 KB금융의 주인이 아니다"며 "민형사상 책임 여부를 떠나 대리인에 주어진 임무를 저버리거나 임무의 본래 뜻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것을 사전적으로 '배임'이라고 하는 것을 어 회장은 아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노조는 "어 회장이 언급한 조건들에 대한 답은 이미 다 나와 있다"며 "주주가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KB금융의 주가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최근 정치권과 이사회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며 "직원들의 반대도 7월 1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찬성률이 90.15%였다는 점에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우리금융 인수 이후 '양쪽 모두 정리해고 제로'라는 어 회장의 말을 믿을 거라고 생각하냐"며 "최근 '어 회장의 연임을 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96.3%가 그렇다고 답변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