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의 논문에 인용된 10대 기업의 법인세 감면자료가 대기업 퍼주기 논란의 핵심단초를 제공했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은 세제실장을 역임했던 윤영선 前 관세청장이 쓴 박사학위 논문을 인용, "10대 그룹 법인세 감면액이 과다하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논문에 따르면 현재 상위 10대 그룹이 내는 법인세 납부액은 전체 17.2% 정도인데, 이들이 가져가는 임시투자세액공제 감면액은 전체 53.2%, R&D 세액공제 감면액은 전체 42%"라며 "이런 측면에서 두 제도가 전형적인 대기업을 위한 세액공제 제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런 자료(박사학위 논문)는 저희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 없는 자료"라면서 "두 제도는 상대적으로 투자규모가 큰 대기업들의 수혜 폭이 클 수밖에 없다"며 홍 의원이 제기한 과도한 특혜논란을 부정했다.
홍 의원은 "문제는 이들 대기업들이 세금 혜택을 받은 뒤 실제로 투자가 늘어났는지 여부인데, 일상적으로 대기업 투자세액 공제 안하고 이 돈을 청년층 고용위해 쓰는 것이 훨씬 국가에 유용한 정책적 선택이 될 수 있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장관은 "(좋은 정책적 선택이) 될 수 없다. 10대 그룹이 법인세 17.2% 낸다는 자료는 공식적인 자료가 아니며, 상위 1% 법인이 내는 법인세 비율이 80%라는 것이 저희들이 가진 통계"라며 반박했다.
이어 "10대기업이 17%의 법인세를 냈다는 통계는 잘못됐다. 저희가 보유한 공식 자료는 1%(2375개)의 법인이 내는 법인세 비율이 전체 법인세수의 80%라는 것이며, 세액공제율이 중소기업(30%)보다 대기업(20%)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내면서 과도한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박 장관이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윤 前 세제실장의 논문과 관련, '정보유출' 여부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홍 의원은 이 논문을 인용하면서 10대 그룹의 임투공제, R&D 감면액과 법인세 실질 납부규모 자료를 요구했고, 박 장관은 "개별 기업에 대한 자료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국세청과 협의한 뒤 결정 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홍 의원이 "국세청이 10대 그룹의 과세자료를 가지고 있느냐"고 재차 묻자, 박 장관은 "세금 징수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가지고 있겠지만, 정보공개 보호법상 개별 기업이나 특정인의 과세정보는 공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