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계획 수립…외형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
사업계획 부재…하반기 순익 뻥튀기기 가능할까
농협금융지주가 하반기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국내외적으로 경기상황이 안 좋아지자 농협금융이 출범 초년도 경영목표로 세운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을 위해 긴급히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한 것.
24일 NH농협금융은 '2012년도 상반기 농협금융 경영성과 분석회의'를 열고, 농협금융 출범 초년도 경영목표인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을 위한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했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농협금융지주와 7개 자회사 대표 및 경영관리 담당 임원 전원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와 국내외 경기 부진으로 하반기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순이익 목표 달성을 위해 하반기에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금융지주회사 체제 조기 정착은 물론 농협금융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올해가 농협금융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농협금융 전 자회사는 손익 목표 달성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농협금융의 하반기 비상경영계획의 4대 방향으로 ▲건전여신 확대 ▲비이자이익 확대 ▲리스크관리 강화 ▲일반경비 감축을 제시하고 남은 2012년 중 농협금융의 역량강화와 손익 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이는 하반기 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경영, 新수익원 발굴을 통한 수익 증대, 경비 절감을 포함한 긴축 경영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막대한 신경분리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농협이 공격적인 영업을 해도 모자를 판에 내실경영으로 1조원 순이익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지에는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2일 출범한 NH농협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645억원(연결기준)이다. 영업수익(매출)은 1조5632억원, 영업이익은 114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농협은 신경분리 과정에서 정부지원금을 받아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에 속하면서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NH농협은행과 농협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PEF) 지분 가운데 30% 초과분을 즉시 매각해야 한다. 이에 따른 투자손실만 2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농협은 농협중앙회 건물을 농협은행으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하지만 이것은 은행법상 비업무용 부동산 취득 금지 및 부수업에 해당하는 건물의 임대비율 50% 이내 규정을 어긴 것이 되서 100억원 이상의 세금을 물어야 할 판이다.
농협이 1분기 순이익으로 645억원을 냈지만 이중 반 정도는 다시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올해 순이익 1조원 달성이 내실 다지기만으로 달성하기 힘들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에 농협금융은 적극적인 영업수익 개선, 연체관리 역량집중, 전사적 비용절감 정책을 단계적으로 실행해 목표 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의 한 관계자는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한 것은 사업확대 보다는 내실경영을 통해 손익 목표를 맞추자는 의미"라며 "비상경영자체가 외형성장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은 4가지 기본방향에 따라 세부적인 단계를 밟아 나가면 될 것으로 본다"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보다 수익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필요없는 경비를 줄인다는 의미는 정부와의 MOU에 따른 긴축경영으로 보는 시각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