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후순위채권을 저축은행들이 마음 놓고 팔 수 있게 한 것은 정부의 책임이 아닙니까."
24일 낮 서울의 금융감독원 청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고령의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농성을 위해 모인 이들은 지난해 영업정지 된 부산저축은행의 예금자들로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수일째 집회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1박2일 동안 철야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후순위채권은 금융회사가 파산하면 변제순위가 가장 늦은 고(高)금리 투자 상품으로 지난해 저축은행 퇴출 이후 수많은 피해자가 생겨났으며, 피해자들은 금감원뿐만 아니라 정부인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더군다나 하루 전인 23일 발표된 감사원의 감사결과, 일부 저축은행 계열사가 후순위채권 판매인가를 금융위로부터 받지 않은 채 영업하거나 금감원 직원들이 이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같은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금감원은 불완전판매가 입증된 경우에 한해서 피해액 일부를 보상하고 있으며, 보상금은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파산배당금을 이용해 마련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