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양도성예금증서)금리의 담합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금융당국의 책임공방도 적잖은 비난을 받는 상황.
만일 CD금리가 조작됐다면, 상당수의 대출이자에 연동되는 만큼 수많은 피해자가 양산될 것이고, 이는 은행뿐만 아니라 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당국에 화살이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최근의 사태를 지켜보며 금융당국은 왜, 공정위에 앞서 CD금리의 문제점을 의심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든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CD금리의 문제점은 일찍이 인식돼 왔다. 다만 이를 해결도 하기 전 금융당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최악의 상황이 초래된 것.
지난해 12월 1일 금융감독원은 CD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금리를 개발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당시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8년 동안 CD발행과 거래가 절반 가까이 줄어 시중금리 변동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TF 회의는 2~3차례 열린 뒤 즉시 중단됐다.
정부인 금융위원회가 이미 준비 중인 만큼 금감원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앞서 지난해 6월 22일 금융위와 한국은행, 기획재정부는 공동으로 단기자금시장 개선책을 마련했다. 증권회사 콜머니(단기차입)를 줄이는 동시에 은행권 중심의 거래를 늘려서 단기금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었다.
따라서 CD금리와 관련해 금융당국 간 관할 다툼으로 비쳐진 것은 음해성 폭로라는 게 금융위 측 입장이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만큼, 은행들로 이뤄진 TF에 문제제기를 한 것은 맞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최근 공정위가 업계에 조사를 벌이자, 금융위와 금감원은 부랴부랴 TF를 재가동하고 CD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금리를 개발중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마땅한 수단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끌어온 셈이며, 이는 직무유기와 다름없는 '중죄'(重罪)라고 보여 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