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금융 관련, "TF팀 만들어 속도감있게 해결책 제시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연초부터 수출 여건이 어려울 것을 예견했었는데, 비상에 대한 속도가 나지 않는다"면서 "아침 일찍부터 대통령 주재로 하는 이유는 비상상황이기 때문"이라고 관계부처를 강하게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129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선박·플랜트 등 수출·제작금융 지원과 관련해 속도감 있는 지원을 지시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올초 회의에서부터 세부적인 대책을 세워 추진했어야 했는데 지금 늦었다"라며 "제도적 개선도 중요하지만, 개별기업에 대해 그때그때 해결해 줘야 한다. TF팀을 만들어서라도 속도감있게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지시했다.
또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와 비교하며 "2008년 리먼 사태 때는 세계 모든 나라가 지지부진할 때 한국기업이 투자를 계속해 줘 회복이 빨랐다"면서 "금년도 세계가 주춤할 때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준다면 위기는 기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수에 대해서도 "지나친 위기감은 내수부진으로 갈 수 있고 결국 영세 소상공인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기업들이 너무 위축되지 않고 투자해줬으면 좋겠고, 가능하면 국내로 휴가를 가서 내수활성화에 기여해줬으면 한다"고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종합상사와 시중은행들에게는 자상한 배려를 당부했다.
그는 "종합상사들도 어려울 때는 중소기업과의 거래에서 자상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은행들에게는 "불경기가 되면 기업의 재무제표는 나빠질 수 밖에 없으니, 숫자만 보지 말고 노력하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배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획재정부의 '수출 및 제작금융 동향 및 대응 방향'에 관한 발제 후에 조선업계, 종합상사, 중소·중견수출기업 및 수출금융지원기관 등 참석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회의 결과에 따르면 현재 철강 및 화학 분야는 수출에 어려움이 있고, 자동차 부품과 플랜트는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며, 중국과 유럽에 대한 수출이 어려운 반면 일본·중동·북미는 약간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참석자들은 우리 정부와 업계가 조화를 이뤄서 기업의 리스크를 줄여주면 기회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으며, 중소 수출업계는 대부분 금융에 대한 어려움을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참석자들은 "지표상으로만 대출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CEO의 능력과 신용도 등도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조선·플랜트 등의 대형 발주는 정책 금융 당국의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