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수차례 걸쳐 내놓은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KDI(한국개발연구원) 송인호 연구위원이 발표한 '2012년 2/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주택매매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서울 –3.4%, 경기 –3.0%, 인천 –5.5% 등 하락세가 지속됐다.
뿐만 아니라 그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했었던 비수도권 주택매매가격 상승률도 전년동기대비 3.4% 상승하는데 그쳐 상승 폭이 둔화됐다. 이에 따른 전국적인 주택가격 상승률은 0.8%로 집계됐다.
평형별로는 중·소형 주택 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형 주택의 매매가격 또는 전세가격 상승률이 감소하거나 낮은 반면, 중·소형 주택의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높은 상승률을 보인 전세가격은 올해 들어 상승률이 한풀 꺾이거나 하락세가 지속돼 전년동기대비 4.5% 증가했다.
아파트 거래량과 입주물량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5.6%, -64.3%씩 감소했다. 특히 아파트거래량은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모두 감소했고, 주택경기의 후행지표인 아파트 입주물량 또한 올해 5월 전국적으로 6732호에 그쳐 장기평균(2만4943호)를 크게 밑돌고 있다.
반면 신규주택 공급은 지난해 말 55만호로 증가해 장기평균에 근접했고, 올해 1/4분기에는 전국 인국 인·허가 발행물량이 10만호 정도 확대됐다.
해외 주요국 주택시장도 우리나라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부 차원의 매매활성화 대책이 추진되고 있으나 침체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주택시장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주택시장 회복기미가 조금씩 보이고 있으나 고용회복세 둔화와 경기전망 악화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추세이며, 중국도 단기적으로 시장 하락세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정책과 경기 침체로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밖에 유럽 주요국 가운데 최근 재정위기 위험성에 노출된 포르투칼과 스페인의 실질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비교적 주택시장이 안정세였던 덴마크도 주택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주택가격과 미국 등 외국 주택가격이 공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바, 국가 간 부동산 정책이 전파되는 채널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부동산 정책의 유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4/4분기 389조2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5월 말 현재 393조8000억원으로 증가했고, 5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가산 금리는 2009년 2.91%를 기록한 이후 최근 1.3~1.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보고서는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분양가 인하 및 분양계약 무효·취소, 시공사 자금사정 악화로 인한 집단대출 연체율 상승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DTI 및 LTV 규제가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큼으로 이에 대한 과학적인 거시건전성 영향평가 분석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DTI와 LTV의 상호관계는 물론 모기지 보험의 역할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