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여신상환과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 방식을 통해 계열사 간 빚보증 금액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의 계열사간 채무보증금액은 대성, 한라 등 20개 그룹이 보유한 1조6940억원으로 지난해(2조9105억원)보다 1조2165억원(41.8%↓) 감소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사를 제외한 대기업 계열사 간 빚보증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기업이나, 기존 대기업 계열사로 신규 편입된 회사는 2년간 빚보증 해소가 유예되며, 산업합리화나 SOC 등 국제경쟁력 강화사업과 관련된 빚보증도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전체 빚보증 금액 가운데 유예기간 내에 해소해야 되는 빚보증 금액은 총 8712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이랜드(2479억원)그룹이 가장 많았고, 이어 대성(2024억원), 한라(1611억원), 태영(855억원), 대우조선해양(513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은 작년 965억원 상당의 빚보증 금액을 올해 모두 해소했고, 포스코(347억원), SK(650억원), CJ(172억원), 부영(747억원) 등도 여신상환 방식이나 계열사 구조조정 방식을 통해 채무보증 금액을 모두 해소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유예기간이 따로 없는 빚보증 금액은 총 8228억원이며, 이 중 산업합리화와 관련된 보증금액이 6737억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SOC 투자분야와 관련된 보증금액이 149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한진그룹(6737억원)이 가장 많았고, 이외 한진중공업(980억원), GS(250억원), CJ(109억원), 인천국제공항공사(79억원), 코오롱(39억원), 대림(34억원) 등의 순으로 보증금액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998년 4월 이후 대기업 계열사 사이에 빚보증이 원칙적으로 금지된 뒤부터 그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로 1998년 63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대기업 계열사 간 빚보증 이듬해 22조4000억원으로 대폭 줄어든데 이어 2001년 4조9000억원, 2006년 2조2000억원, 2012년 1조7000억원 등 감소세에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간 빚보증 감소추세는 제도 운영에 따른 결과이나 기업들이 보증을통한 자금조달을 자제하려는 경영관행도 정착되는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